━━━━ ◇ ━━━━
trpg/KP&GM

<케이유키> 눈먼 기억의 요람

(↑제작 @ocsu713 )

눈먼 기억의 요람 TR LOG

원본 시나리오 : https://lovesick-you.postype.com/post/11549459

KPC : 아마노가와 케이메이   

PC : 타카나시 유키히

KP : 옥수

PL : 흐양

주의

- 시나리오 누설

- 시나리오 개변 주의

더보기

 

 
.
 
당신은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뜹니다.
 
간밤에 창문을 반쯤 열어놓고 잤던가요.
 
바닥에 내리꽂히는 낙뢰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옵니다.
 
벌써 며칠째,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천둥이 치고 빗물이 억수같이 쏟아져 내립니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호흡이 무거워 이대로 익사할 것만 같아요.
 
이래서야 수조 속에 든 물고기와 다름없는 하루입니다.
 
아, 아주 틀린 말은 아닐지 모르죠.
 
마지막으로 저택 바깥에 나갔던 때가 언제였나요?
 
벌써 이 안에 박혀 산 지 몇 년이나 흐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작년 여름 즈음에도 꼭 이처럼 장맛비가 쏟아졌었지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건물의 외벽에는
 
아마 지금 즈음 푸른 이끼가 우글거리고 있을 겁니다.
 
정리되지 않은 마당은 잡초가 들끓고 있겠지요.
 
당신의 손을 탄 내부와 달리, 바깥에서 보면 이 저택은 흉가나 다름없습니다.
 
당신은 두 사람은 족히 누울법한 널찍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다리에 스치는 부드러운 이불의 감촉도 오늘은 물먹은 솜처럼 묵직하기 짝이 없습니다.
 
반쯤 열린 창문은 거친 빗줄기에
 
덜컥, 덜그럭,
 
불규칙한 소음을 내며 흔들립니다.
 
창문 틈을 비집고 새어든 빗물이 고여 창가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습니다.
 
더 빗물이 새어들기 전 이만 창문을 닫는 게 좋겠어요.
 
:창문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입 삐죽)
(창문을 바라봅니다. 어디간거야, 문도 닫아주지 않고)
 
당신이 창문에 가까이 다가가면
 
습기를 잔뜩 머금은 비린 풀냄새가 코끝을 스칩니다.
 
작은 풀벌레들이 우는 소리 따윈
 
거대한 빗소리에 묻혀 이명조차 남지 않습니다.
 
허리선 즈음에 있는 목조 창틀은 쏟아지는 빗물에 젖어
 
평소보다 어두운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손을 대거든 눅눅한 목재의 감촉이 불쾌할 것 같습니다.
 
 
빗물은 끊임없이 쏟아져 내립니다.
 
시선을 들어 바깥을 바라보면, 축축한 창틀 밖으로 보이는 네모난 세상.
 
그것이 당신에게 허락된 세상의 전부입니다.
 
아니, 정확히는 당신 스스로 허락한 세상입니다.
 
인적이 드문 장소에 세워진 저택 하나.
 
그곳에서 당신이 마주하는 얼굴이라곤 오로지 당신의 연인, 케이메이 뿐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정신
기준치: 86/43/17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입 삐쭉)
케이메이.. 유키히 추워.
와서 창문좀 닫아줘.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었다.)
 
이곳은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당신의 낙원,
 
당신이 살아 숨 쉬는 어항입니다.
 
케이메이:유키히, 부르셨나요?
 
당신의 부름에 케이메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의 모습에 문득,
 
당신은 이 저택의 현관문이 잠겨있지 않다는 사실을 상기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은 언제든 두 발로 걸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닫아줘 (창문을 손가락질 하며)
 
케이메이:(네 말에 얌전히 창문을 닫아주며) …비 오는 날은 역시 축축 쳐지네요.
 
당신이 그리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당신의 연인 때문입니다.
 
언젠가 정원의 상태를 확인하러 저택을 나가려던 순간을 기억하나요?
 
문을 밀어 열려는 순간 그는 당신의 뒤에서 다급히 손목을 붙잡았었지요.
 
꼭 이방인처럼 낯선 표정을 하고서요.
 
케이메이:유키히.
…날이 좋아도 어디 가지 않아줄거죠?
 
웃음기 없는 건조한 속삭임 속.
 
숨죽인 불안이 여실히 읽혔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이곳에만 있었으면 좋겠어?
 
케이메이:네. 떠나지 말아주세요, 유키히. 그렇지만…요새 창문도 자주 들여보시고………
 
케이메이는 음울한 낯으로 말을 이어갑니다.
 
케이메이:계속 바깥에 시선을 두시니 전… 그런 당신을 어떻게 해야 잡아둘 수 있을지……
 
요근래 그가 이상행동을 보이는 횟수가 점차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한 번 그의 불안을 자극하고 나면
 
아무리 대화하고 설득해도 도통 말이 통하지가 않아요.
 
타카나시 유키히:너 이상해...
 
당신이 바깥을 향해 눈을 돌리는 순간 이 평화와 안정은 삽시간에 빛이 바래고 맙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케이메이를 두고 어딜 간다고 그래. (창문에 달린 커튼을 가리키며) 저것도 쳐줘.
(그리고 익숙하게 팔을 벌립니다)
 
케이메이는 커튼을 쳐곤 마찬가지로 익숙하게 당신을 품에 안습니다.
 
케이메이:유키히, 나를 떠나지 마세요. 당신을 사랑하니까… 나는 당신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어요. 사랑해요.
 
그는 또다시 불안과 절망이 뒤섞인 눈을 하고서 당신을 붙잡아 속삭여 내립니다.
 
당신을 품에 안고, 그 이마에 입을 맞추고, 잔잔한 공포에 뒤쫓기는 사람처럼
 
숨죽인 음성으로 사랑을 고백할 겁니다.
 
오로지 이곳에 남아달라고요.
 
당신을 붙들어두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내어줄 것처럼.
 
때로는 그 거대한 사랑에 잠식되어 숨이 막힐 것만 같아요.
 
타카나시 유키히:(사랑해요. 라는 고백에는 답을 하지 않습니다)
 
케이메이:사랑해요, 사랑해…유키히…
 
읊조리는 케이메이의 중얼거림을 뒤로하고 당신은 생각합니다.
 
몇 년이 지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바깥으로 나가면 이리저리 찰박거리는 물웅덩이가 밟히고,
 
키가 자란 들풀이 발치에 치이겠지요.
 
문명의 이기도 기술의 발전도 이제는 다 먼 이야기인 것만 같습니다.
 
유키히, 당신은 이곳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나요?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만족하고 있는건가?)
 
어찌 되었건 당신은 케이메이와의 뒤틀린 일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단둘이 오롯이 살아가는 삶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아니, 불만이 있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고백에 답을 하지 못하겠지. 어지러워)
 
우리는 여전히 서로 마음 깊이 사랑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타카나시 유키히:(하지만 그가 불안해 하는 모습이 더 싫은걸. 그러니까 계속- 이렇게. 언제까지나.)
 
어지러운 마음을 안고 방 안에 시야를 둡니다.
 
시야 끝, 협탁 위에서 메모와 책을 발견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유키히 저기 (협탁을 가리킵니다. 안아서 자신을 그곳으로 옮겨달라는 뜻이죠)
(언제부터 이런 생활이 익숙해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자신의 발이 땅에 닿는 것 조차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자신을 안아들어 이동하곤 했죠)
(이제는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어딘가를 이동할 때 그를 찾아 부르곤 합니다. 이것도 그가 의도한 것의 일종일까요?)
 
유키히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든 간, 그는 유키히에게 헌신적입니다.
 
유키히가 협탁 쪽으로 가고 싶어하자 걸음을 옮겨,
 
충분히 협탁 위의 것들이 당신의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집니다.
 
:메모와 을 살필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손을 뻗어 을 집어봅니다)
 
최근 당신이 읽는 책입니다.
 
지루할 정도로 넘치는 시간에 독서만큼 좋은 취미가 달리 있을까요?
 
표지에는 저자의 이름과 함께
 
「백야행」
 
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읽다가 책상에 두었지. 펄럭펄럭 책을 펼쳐봅니다)
 
책을 펼치거든 한 페이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의 품에 머리를 푹 기대고는 메모를 살펴봅니다)
 
당신이 어젯밤 고심하며 적은 리스트입니다.
 
그간 케이메이가 보였던 이상행동과 관련해 말이에요.
 
어떤가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케이메이. (셔츠 깃 쭈욱 잡아당김)
 
당신이 원한다면 이대로 눈을 가리고 귀를 닫은 채 연인과의 삶을 영위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가끔 낯선 모습을 비출지언정 그는 당신에게 충실하고,
 
당신만을 사랑하는 당신의 연인이니까요.
 
케이메이:네, 유키히. 뭔가 필요하신가요?
 
이 커다란 세상에서 당신에게 할애된 공간을 조금만 제한한다면
 
그러면 모든 것이 완벽할지 모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오늘 유키히랑 같이 잘래?
유키히 혼자 자고싶지 않아 (칭얼칭얼..)
 
케이메이:함께 자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그리 하겠습니다.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보이지만, 전과 달리 메마른 기색이 여실하다.)
 
타카나시 유키히:얼굴이 많이 상했어. (손을 들어 뺨을 부드럽게 만지고는) 유키히 때문에 그런거야?
 
케이메이:(부드러운 손이 제 뺨에 닿자 마치 신기루를 보듯 너를 들여다 보았다. 뺨에 놓여진 손에 고개를 기대며) 그럴리가요. 다 제 탓인 것을.
 
시시콜콜히 잠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슬슬 아침 식사를 할 시간입니다.
 
방을 나서기 전, 채비를 해야겠어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오늘 아침은 뭐야?
유키히는.. (별로 먹고싶지 않다고 하면 또 실망하겠지?) 아니야. 머리좀 빗겨줘
 
케이메이:네, 유키히. (조심스럽게 널 화장대 의자에 앉혀두고선 부드럽게 머리를 빗는다. 손길이 능숙하다.)
오늘 아침은 스프와 샐러드인데… 오늘도 아침을 거르겠단 소리는 하지 말아주세요.
 
타카나시 유키히:....싫어 (삐쭉!)
 
스프와 샐러드 자체도 부실하다 생각하는지 케이메이의 눈썹이 못마땅하게 찌푸러집니다.
 
케이메이:(이어 평소대로 표정을 풀고선) 전부 유키히 건강을 위해서예요.
 
타카나시 유키히:싫어! (삐쭉!!!!)
 
케이메이:다 드시면 원하는 간식을 만들어드릴테니까요. 네?
 
타카나시 유키히:샐러드에 당근이랑 파프리카 넣고 레몬즙만 뿌렸을거잖아!
스프도 브로콜리 갈아서 넣었을거고 (볼빵빵..)
유키히가 싫다고 했잖아 (칭얼칭얼....)
 
케이메이:(난처히 미소지으며) 다 몸에 좋으니까 그런 거죠. 특히 이번엔 비가 많이 내려서 음식이라도 건강히 먹지 않으면 영양이 부족해지니 저도 이번엔 양보할 수 없어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 세번만 먹을거야
 
케이메이:(네가 나름대로 타협해 준 것이라는 걸 알기에 작게 한숨을 쉬며) …알겠습니다. 어쨌든 드신다는 거니까요. (빗질을 다 마쳤는지 네 귓가에 가지런히 머리칼을 꽂아준다.)
 
타카나시 유키히:점심은 샌드위치 먹을래. 우유랑.
(빗질이 끝나자 다시 케이메이를 바라보고) 유키히가 걸어서 갈까?
 
케이메이:걷고 싶으신가요? (곰곰히 생각해 보다) 가끔은 운동 겸 걷는 것도 괜찮겠네요.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 맨발이야. (슬리퍼도 뺏어갔지?)
 
케이메이는 당신의 말에 잠시 방을 나가더니, 푹신하고 부드러운 슬리퍼를 들고 옵니다.
 
이어, 무릎을 꿇고 앉더니 당신의 발에 하나씩 신겨주네요.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스스로 신을 수 있어.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두입만 먹을꺼야. (케이메이를 앞질러 식당으로 향합니다)
 
케이메이:자꾸 그리 편식하시면… (앞지른 네 모습을 허망히 바라보다 뒤따라 나선다.)
 
두 사람은 1층으로 향합니다.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제외한다면 저택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합니다.
 
계단을 밟을 때마다 나무판자가 삐걱대는 소리만이
 
저택을 가득 채운 적막을 살라냅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유난히 귀가 먹먹한 것 같아요.
 
건물의 외벽을 씻어내리는 거친 물줄기가 장막처럼 당신의 좁은 세상을 감싸 안습니다.
 
1층으로 내려오면, 저택의 내부는 다분히 당신의 취향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식당과 이어진 주방의 벽면에는 갖가지 요리용 도구들이 나란히 걸려있고,
 
찬장에는 섬세한 세공이 박힌 식기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언제나 신선한 재료와 당장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채워진 주방은
 
당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단 점에서 썩 이상적일지도 모르겠어요.
 
짙은 색의 목재를 사용한 가구가 얼핏 보기에도 썩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식탁 위에 놓인 스프와 샐러드를 가만 바라보기만 한다. 먹고싶지 않아..)
 
식탁엔 케이메이가 차려준 스프와 샐러드가 있습니다.
 
유키히가 짐작한 대로, 당근과 파프리카가 들어간 레몬 샐러드. 그리고 브로콜리 파편이 보이는 스프네요.
 
타카나시 유키히:.... (당근과 파프리카를 포크로 치우고 양상추만 집어서 한입 먹고)
(브로콜리 파편도 스푼으로 치우고... 스프 딱 한 숟가락만 먹고는.. 포그와 스푼을 내려둡니다)
(*포크..)
다 먹었어.
 
케이메이:유키히…(비 맞은 개 마냥, 처량하게 너와 먹은 티도 나지 않는 음식을 쳐다본다.)
 
타카나시 유키히:........더 먹어야 해?
 
케이메이:다 유키히를 위해서라니까요. (먹어달라는 듯 손가락 끝으로 식탁을 톡톡 두드린다.)
 
타카나시 유키히:(한입씩만 더 먹고는) 배불러.
 
애초부터 세 입만 먹겠다고 했었으니 당신은 이제 거리낄 것이 없습니다.
 
케이메이도 그걸 아는지, 한숨만 쉬고선 당신 앞의 식기를 치웁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주스 마실래.
 
케이메이:(네 말에 빙긋 웃으며) 브로콜리 갈아드릴까요?
 
타카나시 유키히:포도주스로 가져다 줘. (가만히 앉아서 냉장고가 있는 쪽을 손가락질 하고는)
안먹어! (식탁 쾅 내려침)
 
진담 섞인 농담을 뱉었으나, 격렬히 싫어하는 당신의 반응에 체념하곤 포도주스를 가져다줍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사과도 깎아줘. (반쯤 마신 주스를 식탁에 내려놓고는)
 
케이메이:(채소 대신 과일이라도 먹으니 다행이란 생각으로 사과를 깎아 네 앞에 놓아준다.)
 
타카나시 유키히:(포크로 사과를 쿡 찔러 케이메이에게 내밀고는) 너도 먹어.
 
케이메이:(네가 찔러주는 사과를 씹어 삼키고선) 그러고보니 유키히… 저는 오늘 잠깐 외출을 하게 될 것 같아요.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만 두고?
 
케이메이:저도 나가고 싶진 않지만… 만날 사람이 있어서요. 그러니까 유키히.
이때를 틈타, 내게서 도망치지 말아주세요.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나갈리가 없잖아
여기에 있을거니까.. 빨리 돌아와?
유키히가 밥 안먹어서 삐진건 아니지? (케이메이의 표정을 살펴봅니다)
 
케이메이:물론이에요. 내게는 당신이 있는 곳이 돌아갈 유일한 장소니까.
 
케이메이는 평소처럼 미소짓는 얼굴입니다.
 
좀 더 심층적인 인상을 살피려면 주의를 기울여 봐야겠지만요.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 방에 갈래. (반쯤 남은 사과를 두고 다시 팔을 벌립니다. 안아서 데려다 주라는 말이죠)
 
그는 다시 한 번 당신을 안아서 방까지 데려다 줍니다.
 
당신의 발에서 슬리퍼를 벗기고선 물끄럼히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뭔가 용건이라도 더 남은걸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유키히에게 할 말이 있어?
유키히가 여기서 나가지 말고 가만히 있을까.
 
케이메이:아니, 그런게 아니라… 사실 유키히에게 줄 선물이 있거든요.
밥을 먹고 나서 바로 드리려 했지만…(이런저런 네 투정을 들으며, 어떻게든 먹게끔 고군분투 했기에 기회가 나지 않았다.)
 
케이메이는 당신의 손 안에 어두운 감청색의 케이스를 내려놓습니다.
 
케이메이:열어보세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족쇄같은거야? (케이스를 열어봅니다)
 
케이메이:족쇄라니요.
 
케이스를 열면, 그곳에 든 것은 작은 반지입니다.
 
덩굴처럼 가늘게 교차하는 테두리가 눈물 모양으로 커팅된 보석을 고아하게 감싸 안았습니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보석은 영롱하고 기이한 찬광을 은은하게 자아냅니다.
 
크기로 보아 약지에는 맞지 않을 것 같네요.
 
타카나시 유키히:...... 케이메이. 이건 반지인데..
 
소지에 끼는 반지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 손가락에 맞지 않아. (약지에 끼어보곤)
 
타카나시 유키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유를 알 수 없으나 문득 당신은 미묘한 이질감을 느낍니다.
 
그가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쩐지 묘하게 낯선 타인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불안감에 다시 네 이름을 부르고는 반지를 본다)
 
케이메이:네, 유키히. 마음에 들지 않나요?
 
타카나시 유키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늘 빨리 들어오면 안돼?
비가 많이 와서 유키히 무서워.
 
당신이 그 보석을 바라보면,
 
아투명한 광물의 표면이 당신의 두 눈동자를 담아냅니다.
 
그 시선을 가만히 마주하고 있으면 어쩐지 그대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아요.
 
케이메이:최대한 노력해 볼게요.
 
보석의 색채는 그만큼 아름답고, 진귀한 것입니다.
 
사파이어? 블루 다이아몬드?
 
그런 것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마치 클로리스의 축복을 받은 님프의 꽃잎을 짓이겨 만든듯한 아름다움입니다.
 
다만 신화 속의 여신은 장미에 푸른 빛을 입히는 것을 경계했었지요.
 
그에 반해 이 반지는 시리도록 아름다운 푸른색입니다.
 
반지는 거짓말처럼 당신의 마음에 쏙 듭니다.
 
타카나시 유키히:푸른색이네. (유키히와 잘 어울리나?)
(약지가 아닌 왼손 소지에 반지를 끼우고는) 케이메이. 빨리 돌아온다고 약속해줘.
유키히가 무섭다고 말하잖아..!
 
케이메이:(반지를 낀 네 손을 끌어 손등에 입을 맞추며) 약속할게요. 당신을 홀로 두는 시간은 최대한 없앨테니 도망가지 말고 있어요.
 
당신의 손가락에 아름다운 반지가 자리하자,
 
그 모습에 케이메이의 시선 위로 묘한 만족감이 어렸던 것도 같습니다.
 
케이메이는 손등부터, 당신의 손가락에 걸린 증표까지
 
입술을 맞춘 채 언약의 맹세와도 같이 속삭입니다.
 
케이메이:유키히.
제 옆에 있어주어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제겐 당신뿐입니다.
어떻게든 저녁이 되기 전까지 돌아올테니, 부디…기다려줘요.
 
당신은 가랑비에 소매가 젖어들듯 불안에 잠식되는 케이메이를 마주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응. (케이메이를 끌어안고 가볍게 볼에 입을 맞춥니다)
 
하지만 그런 불안을 계속 달래주기엔 유키히도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지난 밤, 당신의 메모 속 어떻게든 그가 숨기는 것을 알아내겠다는 다짐.
 
이를 알기 위해선 케이메이가 없는 오늘이 제격이겠죠.
 
타카나시 유키히:
정신
기준치: 86/43/17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랑, 사랑.
 
그 달콤한 음률에 눈을 감았던 적이 벌써 몇 번째였나요.
 
불안해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도
 
당신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 이상 모른척할 수는 없어요.
 
자, 이만 그를 달래 작별을 고하도록 합시다.
 
그가 외출하고 나면 그 누구도 당신을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유키히.
 
당신은 이 현실에 안주할 건가요?
 
아니면 그가 숨기는 것이 무엇인지,
 
그의 불안을 알아낼 것인가요.
 
타카나시 유키히:...... (딱.. 이번만이야. 맨발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케이메이:(자리에서 일어나는 유키히를 바라보다 자신도 발걸음을 옮겨 방 밖으로 나선다.)
 
케이메이가 떠난 저택은 고요합니다.
 
살아 숨 쉬는 생물의 호흡이라곤 당신의 것이 전부인 것 같아요.
 
어쩐지 걷는 걸음마다 발소리가 반의반 박자 느리게 되돌아오고,
 
벽에 걸린 초상화의 시선이 유난히 생글거리는 것 같습니다.
 
분명 과하게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겠지요.
 
케이메이의 당부에도
 
당신은 가만히 앉아 그를 기다리고만 있진 않을 생각이니 말입니다.
 
일단은 저택을 둘러보는 게 좋겠습니다.
 
케이메이와 함께 있을 때는 제대로 살피지 못한 장소들이 있지 않던가요.
 
당장 둘러볼 만한 곳이라면 2층에 있는 유키히와 케이메이의 침실이 있습니다.
 
분명 케이메이의 침실은 당신의 침실 바로 옆 방이었죠.
 
침실의 맞은편, 복도의 우측에는 케이메이의 서재가 있습니다.
 
1층에는 거실처럼 사용하는 탁 트인 공간을 화려한 샹들리에가 밝히고,
 
그 옆으로 각각 창고와 현관으로 이어지는 복도가 있습니다.
 
:유키히의 침실케이메이의 침실서재거실창고현관을 살필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천천히 복도를 걸어 케이메이의 침실부터 갑니다)
 
케이메이의 침실은 당신의 방 바로 옆에 있습니다.
 
문고리를 돌려보면 덜컥,
 
묵직한 쇳덩이가 걸리는 소리가 납니다.
 
흔치 않은 일입니다.
 
그는 보통 방문을 잠가두지 않으니까요.
 
무언가 숨겨야 하는 것이라도 있던 걸까요?
 
문을 열려면 열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왜 문을 잠궈둔거야? (터벅터벅 걸어서 서재로 갑니다)
 
서재의 문을 열면 오래된 도서관에서나 날 법한 낡은 책 냄새가 풍겨옵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닙니다.
 
방의 한가운데 책상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서재라기보단 작은 도서관이나 서점이라 불려야 할 판입니다.
 
양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에 온갖 종류의 책이 빼곡하게 꽂혀있습니다.
 
:책상과 책장을 살필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책상부터 살펴봅니다)
 
서랍이 딸린 책상입니다.
 
메모지와 잉크, 연필 등 필기에 필요한 물품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쪽 구석에 수북이 쌓여있는 책은 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책더미 가운데 갈색 가죽으로 덮인 수첩이 하나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수첩을 봅니다. 케이메이가 이런 언어를 사용할 줄 알았나...?)
 
수첩 표지에는 한쪽 구석, 작게 유키히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내꺼? (수첩을 열어볼 수 있나요?)
 
유키히가 수첩을 펼치자,
 
흡사 다이어리와 비슷해 보이는 수첩은 내용물이 모조리 찢겨나간 이후입니다.
 
누군가 거칠게 잡아 뜯은 흔적이 여실히 남아있네요.
 
남은 페이지는 서너 장밖에 되지 않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잡아뜯었나? 페이지를 봅니다)
 
자세히 살피면, 남아있는 페이지에 희미하게 눌린 자국이 보입니다.
 
어쩌면 찢겨나간 마지막 페이지의 문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음...
(메모지와 연필을 가져와 수첩 위에 대고.. 살살 연필로 메모지를 긁어봅니다)
(뭐라도 나올까요?)
 
마지막 페이지의 메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처 완벽한 문장을 형성하지 못한 낙서들이네요.
 
흐릿하지만 개중 몇 가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음.......
.....유키히가 썼나? (끔벅)
(메모를 손에 쥐고.. 책장을 봅니다)
 
얼핏 보기에도 난해한 고서들이 아무렇게나 듬성듬성 꽂혀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골동품 가게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야 할 법한 서적은
 
당신이 아는 그 무슨 언어와도 닮지 않은 기이한 문자를 담고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파질 것 같아요.
 
우측의 책꽂이에는 그나마 눈에 익은 언어가 뒤섞여 있습니다.
 
아마도 그리스어나 히브리어 정도 될 것 같네요.
 
이 많은 책 중에 당신이 읽을 수 있는 책은 몇 권 되지 않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케이메이는 항상 어려운 책만 읽네..
유키히에게는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입 삐쭉)
 
당신은 보라색 표지의 책 한 권을 꺼내 듭니다.
 
두툼한 책은 인간행동과 심리학을 신화에 접목한 학술 논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갈라테이아의 상징에 관하여」
 
라는 제목이 유난히 눈에 밟힙니다.
 
타카나시 유키히:갈라테이아? (책을 펼쳐봅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는.. 갈라테이아인가?
케이메이는.. 피그말리온이고.
(책을 다시 제자리에 넣어두곤)
유키히는, 가끔 케이메이가 무서워. (거실로 갑니다)
 
거실은 당신과 케이메이의 침실을 합친 정도의 크기입니다.
 
가구도 몇 점 놓아두지 않아 널찍한 공간이 막혔던 숨을 트이게 합니다.
 
벽면을 따라 고풍스러운 액자에 눈에 익은 유화들이 걸려 있습니다.
 
유명한 르네상스 시대 명화의 모작들이네요.
 
단순히 겉으로 보아선 진품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왜 이런걸 걸어두었지. 가품이잖아.
 
타카나시 유키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담의 창조」, 「레다와 백조」,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
 
읊자면 끝이 없습니다.
 
하나같이 유려하고 섬세한 붓 터치가 아름답습니다
 
개중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이라면, 「모나리자」 겠네요.
 
그림 속 인물의 흐릿한 미소는 신묘하고 고아한 미를 표합니다.
 
역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은 이만한 명화를 남기는 모양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러고 보니 모나리자는 어느 방향에서 봐도 시선을 마주치게 되는 것으로 유명했지요.
 
그녀를 바라보며 움직인다면 시선이 따라온다고 하던데…
 
그 말이 정말일까요?
 
타카나시 유키히:(모나리자를 바라보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당신은 초상화 속 인물과 시선을 마주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세간에 들려오던 말이 사실이었는지,
 
당신이 움직이는 걸음마다 그녀의 눈동자가 따라 움직이는 것만 같습니다.
 
한 걸음, 두 걸음, 신기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 보세요.
 
지금도 흑단같이 검은 눈동자가 천천히, 천천히, 당신을 바라보며…
 
 
……
 
방금, 웃었던가요?
 
당신이 그 소름 끼치는 미소를 마주한 순간,
 
어디선가 촤르르륵, 사슬이 끌리고 쇳덩이가 맞물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디죠? 오른쪽? 뒤?
 
아니, 당신의 위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케이메이..! (짧게 비명을 지릅니다)
 
천장에서 빠른 속도로 툭, 투둑, 엉켜있던 끈들이 실밥처럼 끊어집니다.
 
이윽고 머리 위로 무거운 그림자가 추락하듯 떨어져 내립니다.
 
당신이 가까스로 몸을 던져 피한 순간,
 
끔찍한 굉음과 함께 당신이 있던 자리에 거대한 샹들리에가 떨어져 박살이 납니다.
 
이리저리 튄 파편이 발치에 박히고,
 
뺨을 스치고,
 
아릿한 통증과 함께 가는 선혈을 남깁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아파!
 
:찰나의 순간 죽음을 마주했던 유키히, 이성 판정 및 체력 -1
 
타카나시 유키히: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유키히, 이성 2 감소
 
이런…
 
이렇게 피가 줄줄 흐르는 다리론 오래 걷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케이메이의 침실에 구급상자가 있었던 것 같은데…
 
대체 열쇠는 어디서 찾아야하는 걸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스스로 다리에 박힌 파편을 뽑아내곤) 아파!
(훌쩍..) 케이메이... 왜 유키히의 슬리퍼를 가져간거야. (훌쩍)
(훌쩍..)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현관으로 걸어가봅니다. 그쪽에는 신발이 있지 않을까요)
(설마, 유키히의 신발을 전부 다 버렸을까...)
 
현관에는 당신과 케이메이의 신발이 나란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이 어쩐지 다정한 신혼부부를 보는 것도 같아요.
 
육중한 문은 안쪽에서 잠글 수 있는 구조이며,
 
현재 잠겨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관 앞에 물방울이 튄 것을 보면 케이메이가 외출할 때 빗물이 새어 들어온 모양이네요.
 
바깥에는 여전히 비가 쏟아지는 모양입니다.
 
케이메이는 언제 즈음 돌아오는 걸까요?
 
타카나시 유키히:(몇년동안 신어본 적이 없는 신발에 발을 꾸겨넣습니다)
(맨발로 다니는 것 보다는 안전하겠죠)
 
유키히는 신발을 신어봅니다.
 
발에서부터 흐르는 피가 아직 멎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신발을 신어도 통증 때문에 오래 다니지 못할 것 같습니다.
 
곤란하네요.
 
타카나시 유키히:(훌쩍거리면서 창고로 갑니다)
(케이메이가 돌아오면 꼬옥 화를 잔뜩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창고 안은 갖가지 진귀한 물건과 잡동사니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골동품 가게에 보일 법한 오래된 조각상부터 나팔이 달린 레코더,
 
촛대, 벽걸이 거울, 한쪽 구석에는 예비용 식기나 액자 따위가 즐비합니다.
 
안쪽으로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구석에 두꺼운 문이 하나 보입니다.
 
:벽걸이 거울과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거울부터 봅니다)
 
타원형의 둥근 거울입니다.
 
테두리를 따라 절반은 천사의 날개, 절반은 악마의 날개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섬세하게 새겨진 깃털 문양은 어쩐지 기이한 느낌을 줍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이것도 비싼 물건인가..? 거울에 손을 올려봅니다)
 
당신이 거울을 바라보거든
 
거울 속의 남자도 같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착각일까요?
 
얼핏 당신이 웃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의 머리는 칠흑같이 검습니다.
 
끝이 처진 눈은 호수와 같은 물빛입니다.
 
거울 속의 사내는 천천히 침잠하는 듯한 시선을 들어 당신을 바라봅니다.
 
허공에서 얽히던 시선이 맞닿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것만 같습니다.
 
어디선가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던가요?
 
그럴 리가.
 
당신의 기억에는 없는 사람입니다.
 
미형으로 그려진 입술선이 천천히 벌어집니다.
 
그가 입술을 달싹일 적에 낯선 목소리가 거울을 비집고 새어나옵니다.
 
웃는 것처럼, 우는 것처럼,
 
뜻 모를 속삭임이 고막을 헤집는 것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남자는 당신을 향해 은밀히 속삭입니다.
 
희미하기만 한 음성은 제대로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이브가 베어 문 과실? (아침에 반쯤 남긴 사과 생각함..)
 
대체 이 남성은 누구인 걸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애정의 증표. 단절된 관계의 종막.....
유키히는 하나도 모르겠어. 케이메이... 빨리 돌아와.
(쪽으로 다가갑니다)
 
당신이 문 앞에 다다르면,
 
문득 그 언젠가 케이메이가 간곡히 부탁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분명, 이 안쪽의 잠긴 문은 열어보지 말아달라 말했었지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묘한 거부감이 듭니다.
 
문은 창문의 반대편에 위치에 있는데,
 
어쩐지 안쪽에서 한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같아요.
 
손잡이에는 열쇠 구멍이 하나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여기도 잠겨있나.. 손잡이를 잡아봅니다)
 
철컥.
 
역시나… 이곳도 열쇠가 없으면 열 수 없어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힝..)
손놀림
기준치: 40/20/8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힝..)
 
역시 열 수 없습니다.
 
발이 따끔거려서 더이상 서있기도 곤란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다리가 아프니... 자신의 침실로 터벅터벅 돌아갑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보이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당신의 취향에 꼭 맞게 꾸며진 방은 익숙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곳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일단... 발을 감을 수 있는 천을 찾아봅니다)
 
둘러보자면, 아침 식사를 하기 전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방안의 창문은 닫혀있고, 침대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눈에 밟히는 가구라면 침대 옆의 협탁, 옷장, 서랍장 정도가 있습니다.
 
벽면에는 비스듬하게 전신 거울이 놓여 있습니다.
:
창문침대협탁옷장서랍장전신 거울
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옷장을 열어봅니다)
 
당신이 손수 채워넣은 옷으로 가득합니다.
 
단정한 정장부터 시작해 실크로 된 가운까지 다채롭습니다.
 
케이메이가 선물한 옷도 몇 벌 보이네요.
 
옷이 더러워지거든 언제라도 환복할 수 있겠어요.
 
타카나시 유키히:(주로 입는건 잠옷밖에 없지만..)
(서랍장을 봅니다. 가위가 있을까요?)
 
이곳에 있으면서 당신의 방에는 날붙이 따위가 없습니다.
 
위험할 수 있으니 보통 케이메이가 다 처리해줬었죠.
 
타카나시 유키히:.....(입삐쭉)
(뭔가. 뭔가 놓친게 있을까요. 스스로 생각해봅니다)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키히는 생각합니다.
 
처음에 분명 케이메이의 침실을 들어가려했지만 실패했었죠.
 
그리고 현재 상황에서 구급상자는 케이메이의 침실에 있습니다.
 
옷을 뜯을 힘은 없으니 열쇠를 찾는 것이 급선무일 텐데…
 
케이메이는 침실 외에는 서재에 많이 들리니,
 
열쇠따위가 있다면 서재 어딘가에 놓여있지 않을까요?
 
타카나시 유키히:(협탁에 놓여있는 리본을 하나 쭉 꺼냅니다. 그걸로 발을 대충 묶어봐요)
 
유키히의 리본으로 엉성히 발을 묶어봅니다.
 
역시 제대로 된 처치용품은 아닌지라 흐늘흐늘해서 오래 지속하기엔 쓸모 없어 보이네요.
 
타카나시 유키히:(서재로.. 발을 끌고 가봅니다)
 
질질 끌듯 피로 범벅진 발을 겨우 뗍니다.
 
피와 서책의 냄새가 뒤섞여 어지럽습니다.
 
과연 이곳에 열쇠는 어디있을까요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케이메이 바보 멍청이야
(흐아아아앙)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아픈데!
왜!
안들어오고 밖에서 있는거야
 
유키히는 서랍이 딸린 책상 위 수첩을 보았었고…
 
그 후에 바로 책장을 보러갔었죠.
 
과연 다 살핀게 맞던걸까요… 알 수 없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바보멍청이야
 
책상 서랍은 잠겨있지 않습니다
 
서랍을 열어보니, 그 안에서 녹슨 열쇠를 발견합니다.
 
마치 누군가 오래전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드디어 발을 치료하고, 듬성듬성 살펴볼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있겠네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바보야
(소매로 눈물 닦으면서 케이메이의 방으로 질질 걸어갑니다)
 
피가 흐르다 못해 피딱지가 곳곳에 흐트러집니다.
 
유키히는 가져온 열쇠를 케이메이의 방문 열쇠구멍에 넣어봅니다.
 
철컥,
 
뻑뻑한 쇳소리와 함께 문이 열립니다.
 
방안에 들어서면 익숙한 체향이 코끝을 스칩니다.
 
당신을 끌어안을 때마다 느껴지던 체온이 방안에 녹아 흐르는 것 같아요.
 
당신의 것과 비슷한 크기의 침대는 강박적일 정도로 각을 맞춰 정돈된 상태입니다.
 
벽면을 따라 즐비한 가구는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사용감이 남아있지 않네요.
 
창문 위에는 두꺼운 암막 커튼이 내려앉아 방을 밝히는 것이라곤 천장에 달린 조명뿐입니다.
 
협탁 위에는 반쯤 비운 미지근한 와인병이 놓여 있습니다.
 
:침대,가구,창문,협탁을 살필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가구를 살펴봅니다. 먼저 구급상자를 찾는게...)
 
옷장 안은 당신이 고른 정장이 가득합니다
 
무난한 색감의 드레스셔츠와 세련된 라인의 재킷들.
 
웰트 포켓에 넣을 손수건까지 당신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케이메이는.. 유키히가 싫다는 옷은 절대로 입지 않았지.. (예전에 닿는 촉감이 싫다고 했던 옷들은 어디로 갔을까.)
 
서랍장 아래에 무언가 희끗한 조각이 보인 것 같습니다.
 
이건 편지 일부분인가요?
 
갈기갈기 찢어져 제대로 알아볼 수 없지만,
 
남은 조각을 끼워 맞추거든 조금이나마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조각을 주워봅니다)
 
이 이상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습니다.
 
분명한 건 서랍장엔 구급상자가 없네요.
 
타카나시 유키히:(힝..)
(침대를 봅니다)
 
케이메이가 잠을 자는 건지 모르겠을 정도로 반듯한 침대입니다.
 
다만, 침대 밑 구석에 빈 와인병이 세 줄로 나란히 늘어서 있습니다.
 
척 보기에도 수가 많아 보입니다.
 
몇 날 며칠 동안 밤을 새우며 마셨다 해도 믿겠어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알코올 중독인가?)
(술냄새는 한번도 나지 않았는데...)
(창문을 살펴봅니다)
 
두꺼운 암막 커튼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습니다.
 
빛 한 점 투과되지 못하는 커튼 아래로 옅은 빗소리만이 새어 들어옵니다.
 
창문을 연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창틀에는 약간의 먼지가 쌓여 있습니다.
 
두꺼운 커튼만 보아도 그렇고,
 
바깥에 보기 싫은 것이라도 있는 건가요?
 
어쩌면 며칠째 쏟아지는 빗소리가 지긋지긋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는... 흡혈귀인가?
 
커튼을 걷어내면 닫혀있는 창문 밖으로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세상을 씻어내릴 것처럼 쏟아지는 빗줄기에
 
물방울이 화단의 꽃잎에 부딪혀 이리저리 튀고 흩어집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를 잡아먹으려고... (이상한 상상을 하면서 풍경을 봅니다)
 
창문과 커튼 사이에는 붕대나 수면제 따위의 의약품이 든 구급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풍경은 여전히 물안개가 낄 정도로 자욱하게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붕대! (구급상자를 열어봅니다)
 
휴… 다행히 구급상자의 안은 제대로 갖춰져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해볼까요.
 
타카나시 유키히:
교육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상들리에의 자잘한 유리 파편을 제거하고 소독약을 붓고,
 
꼼꼼히 거즈와 붕대를 둘러 고정도 제대로 해냅니다.
 
아직 좀 쓰라리기는 하지만 맨발로 다녔던 것 보다는 낫네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가 보면 화를 낼까.. 아님 걱정할까..)
(협탁을 봅니다)
 
협탁의 서랍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양각으로 새겨진 덩굴 무늬 위로 작은 열쇠 구멍이 보이네요.
 
협탁 위에 올려진 와인은 코르크의 상태로 보아 개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마시고 있던 것 같아요.
 
아직 달달한 향이 남아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알코올 중독자네.
(반발심이 들어 협탁 위에 올려진 와인병을 잡고는)
.....유키히가 다 마셔버릴거야. (남아있는 와인이 있을까요?)
 
협탁 위의 와인은 절반 정도 남아있습니다.
 
마실까요?
 
타카나시 유키히:(마신다!!!!)
 
꿀꺽…꿀꺽…
 
달콤하지만 씁쓸한 알콜의 맛이 느껴집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건강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훅, 하고 취기가 올라옵니다.
 
역시 너무 빨리 마신걸까요?
 
타카나시 유키히:(헤...)
 
갑작스레 마신 술 때문인지
 
유키히의 눈이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졸려...
 
아…이럴때가 아닌데…
 
타카나시 유키히:..... (케이메이의 침대로 가서... 누워요)
 
이럴 때가 아닌데…
 
:유키히 10분동안 수면에 취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흠냐흠냐..)
...
.....(벌떡 일어납니다)
 
유키히는 겨우 취기가 가신 채 다시 일어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협탁의 열쇠구명을 다시 봅니다)
(여기에 열쇠가.. 있나?)
 
서랍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유키히가 가진 열쇠랑은 다른 것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힝)
(일어나서.... 다시 창고로 갑니다.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유키히는 창고로 이동합니다.
 
창고 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방금 봤었던 것들입니다.
 
:벽걸이 거울과 을 살필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을 봅니다)
 
당신이 문 앞에 다다르면, 문득
 
그 언젠가 케이메이가 간곡히 부탁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분명, 이 안쪽의 잠긴 문은 열어보지 말아달라 말했었지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묘한 거부감이 듭니다.
 
문은 창문의 반대편에 위치에 있는데,
 
어쩐지 안쪽에서 한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같아요.
 
손잡이에는 열쇠 구멍이 하나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주변을 둘러봅니다. 열쇠가 없나..?)
 
유키히가 가지고 있는 열쇠 외에는 주변에 열쇠로 할 만한 것들은 없어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이건 케이메이의 열쇠인데..
....(입삐쭉)
 
사용해 볼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사용해봅니다)
 
열쇠는 수월하게 문 잠금쇠에 맞아 떨어집니다.
 
하지만 정말 이게 옳은 일일까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도록 해요.
 
케이메이.
 
당신의 연인이 여러 번 거듭해 말하지 않았던가요?
 
이곳의 문은 열지 말아 달라고요.
 
타카나시 유키히:.... 왜 케이메이는. 유키히가..
... 이 곳의 문을 열지 말아달라고 했을까.
......케이메이에게 물어보아도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열어보나요?
 
타카나시 유키히:항상 곤란하다는 얼굴로만 말하잖아.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봅니다)
 
당신은 그 문을 열기로 다짐합니다.
 
당신에게는 문을 열 열쇠가 있고,
 
때마침 집주인은 자리를 비운 상태이니, 이만큼 적절한 시기가 달리 없습니다.
 
어쩌면 그동안의 궁금증이 시원하게 해결될지도 모르겠어요.
 
당신의 연인이 그토록 감추려는 비밀이 대체 무엇일까요?
 
녹슨 열쇠는 구멍에 깔끔하게 맞아들어갑니다.
 
달칵,
 
문고리가 돌아가고,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당신이 그 안을 엿보려는 순간,
 
손끝에서 터져 나오는 푸른 빛이 시야를 점멸시킵니다.
 
그리고 당신은……
 
………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이만 일어날 시간입니다.
 
당신은 편안하게 소파에 기대어있던 몸을 일으킵니다.
 
읽고 있던 책이 상당히 재미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러고보니 케이메이는 아침 식사 이후 잠시 외출한다 말했었지요.
 
아침을 먹기 싫어해, 도망다니다 떨어진 샹들리에에 부상을 입어
 
소파에 자신을 뉘어두며, 가고싶지 않다 말하던 케이메이의 얼굴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혼자 남은 저택은 오늘따라 조금 더 적막해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입삐죽) 안먹는다고 했는데.
 
문득 시선을 내리거든, 당신의 왼손 소지에 걸린 작은 보석 반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케이메이가 선물해준 것이었지요.
 
다시 보아도 당신의 마음에 쏙 드는 것 같습니다.
 
깜짝 선물도 줬으니 조금 봐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 생각하던 순간, 적막이 감도는 저택에
 
쿵, 쿵, 쿵,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육중한 문이 노크소리에 맞추어 덜컹, 덜컹, 작게 진동합니다.
 
이 시간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 거죠?
 
아니, 애초에 그동안 이 저택에 찾아온 사람이 있었던가요?
 
소리는 저택의 현관 쪽에서 들려옵니다. 어떻게 할까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음...
유키히가 나가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갑니다)
 
당신은 오랜만의 손님에게 문을 열어주기로 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의 손님인가? 문을 열어줍니다)
 
문을 열면, 쏟아지는 빗줄기 가운데 우산을 들고 선 낯선 이방인을 마주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누구세요?
 
문을 열면, 그곳에 한 장신의 사내가 당신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본디 날카로웠을 듯한 눈매는 연륜에 젖어 유한 선을 그려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는 없는데요. (끔벅..)
 
색조 없는 피부는 희고, 허리선까지 내려온 기다란 백발은 그보다 더 하얗습니다.
 
짚고 선 남색 지팡이나 몸을 감싼 브라운 계열의 정장은 얼핏 보기에도 꽤 값이 나가 보입니다.
 
그는 한쪽 눈에 금테가 둘린 모노클을 낀 채
 
깔끔하게 다듬은 턱수염을 느릿하게 문지릅니다.
 
?: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찾아와서 미안하게 됐군. 실은 그가 자리를 비웠다는 것을 알고 있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를 보러 왔어요?
유키히의 손님인가?
 
?:그래, 자네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괜찮다면 차라도 한 잔 대접해주겠나?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는 차 끓일줄 몰라
그래도 괜찮다면 들어오세요. (현관에서 살짝 자리를 비껴주며)
 
그가 당신을 스쳐지나 저택의 안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면
 
당신은 익숙한 냄새를 맡습니다.
 
오래된 종이의 냄새입니다.
 
차를 대접해 달라는 말은 그저 꾸밈말이었는지,
 
남자는 거실에 앉아, 당신과의 대화를 기다립니다.
 
?:일단 내가 누구인지 궁금하겠군, 자네도 이리와서 앉게나. 집주인을 계속 서있게 만들 순 없지.
 
타카나시 유키히:(물 두잔 들고 와서... 남자의 앞에 둡니다) 물.
(그리고 앉아요) 유키히에게 할 말이 있어요?
 
안델:내 이름은 안델, 안델 다르마라고 한다네. 아마노가와의 오랜 지인이지.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의?
그런데 왜 유키히를 보러 왔어요?
 
안델:자네는…(잠시 뜸을 들이며 가늠해보더니) 아마노가와와의 사이가 정상적이라 생각하나?
 
타카나시 유키히:응?
유키히를 걸어다니지 못하게 하려고 안고 다니는 건 비정상적인 행동이겠지만..
전부 다 유키히를 사랑해서 그러는 행동이잖아요.
 
안델:그러니까 그런 사이가 문제라는 걸세.
(곰곰히 생각하더니) 자네에게 질문 하나 던져도 괜찮겠나?
 
타카나시 유키히:해보세요. (고개를 끄덕이곤)
 
안델:자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의 근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자네는 그 망나니 같은 놈의 어딜 보고 마음을 품은 건지 듣고 싶군.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더 망나니일건데...)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의 근원이 있나요. 그것은 사람의 언어로 정의할 수 없다고 유키히는 생각해요. (입삐쭉...)
그야 케이메이는.. ... 음.. 당연하게. 아주 당연하게 유키히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인걸요. 케이메이도 그럴거고.
 
안델:그렇다면 자네는 케이메이가 본질을 잃더라도 그 마음이 변치 않을 것 같은가?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가 왜 본질을 잃어요?
 
안델:(네 말에 잠시 얼굴에 그늘이 진다) ……실은, 자네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네.
 
타카나시 유키히:말해보세요. (팔짱껴고)
 
안델:적어도 자네가 그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 보이니, 말하는 걸세.
자네라면 아마노가와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추구하고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겠지.
그를 위해서라면 그 반지는 잠시 빼두어야 할 거야.
처음 봤을 때는 자네를 보호하기 위함인 줄 알았네만...이제 보니 다른 것이 섞여 있군.
그건 진실로부터 자네의 눈을 가릴 걸세.
안락한 요람 속에 의심을 잠재우는 거지.
 
타카나시 유키히:이 반지요? (아침에 받은 반지를 보고)
..그래서 약지에 끼워주지 않았던건가. (중얼거리면서 검지에서 반지를 뺍니다)
 
안델:(반지를 빼는 것을 보며) 빼기만 해두게. 자네를 보호해주긴 할 테니 몸에 지니고는 있는 게 낫겠어.
자네가 이 말을 그저 늙은이의 헛소리로 듣지 않는 것 보아하니 평소에 의심갈 행동이 많았나보군.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는 몇년동안 밖을 나가본 적이 없어요.
(반지를 잠옷 주머니에 넣었다)
최근 들어, 걸어다닌 것도 케이메이가 못 하게 하고..
 
안델은 착잡한 낯으로 한숨을 삼킵니다.
 
안델:난 적어도 그를 참 아끼고 있다네. 친우로써, 인간으로써 말이지.
 
그의 말은 거짓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의 얼굴을 본다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어요.
 
아무래도 그는 진심으로 케이메이를 아끼고 그의 상태를 염려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질문을 듣고선, 잠시간의 침묵 끝에 입을 엽니다.
 
안델:이것 하나만 말해두지.
지금의 아마노가와는 미치광이일 뿐이네.
자네는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은 아닌 것 같군. 그가 돌아온다면 자네에 대해 물어보게.
그가 자네와 어디서 만났는지나 기억할지 모르겠군.
 
이게 무슨 소리죠?
 
그저 미치광이일 뿐이라니요.
 
뜻 모를 소리일 뿐입니다.
 
케이메이가 그런 것을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잖아요?
 
순간 안델이 눈을 감은 채 나지막하게 읊조립니다.
 
안델:…그가 오는군.
 
케이메이:안델…!!!
 
콰앙,
 
거친 굉음과 함께 현관문이 부서질 것처럼 흔들립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자리에 일어나서 그에게 가려다가..)
 
문에 달린 경첩이 휘어져 삐걱댑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 유키히 무서워!
 
케이메이는 급하게 달려온 것인지 거친 숨소리와 함께 쩌렁쩌렁한 고함을 내뱉습니다.
 
흉흉하게 치뜬 시선이 날카롭기 그지없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도 안델은 평온히 감았던 눈을 뜨며 인사를 건넵니다.
 
안델:왔는가?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군, 내가 그리…
 
퍽,
 
둔탁한 고깃덩어리가 꿰뚫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케이메이.
 
뺨에 후두둑 흩뿌려진 것이 피부에 기분 나쁜 감촉을 남깁니다.
 
평온한 인사였을 문장은 거품이 끓는 소리에 묻혀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합니다.
 
당신이 붉은 시야를 깜빡여 시선을 돌리면...
 
그곳에 날카로운 것에 꿰뚫린 가슴팍이 있습니다.
 
두근, 두근,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발작하는 심장의 고동이 귓가에 웅웅거립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지금... 무엇을.. 한.. 거야?
유키히가 보고 있는데?
 
꺼어..
 
수조에서 갓 꺼내 내장을 자른 물고기처럼 그의 목에서는 비릿한 쇳소리가 새어나옵니다.
 
인자했던 낯이 창백하게 일그러지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시선으로 정면을 주시합니다.
 
천천히, 천천히 점멸하듯 무너지는 몸 뒤로,
 
붉은 피를 뒤집어 쓴 인영이 보입니다.
 
당신의 연인, 케이메이입니다.
 
그는 무너진 몸 위에 올라타 다시금 날붙이를 든 손을 들어 올립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그만해!
 
꿰뚫린 가슴팍에, 목에, 어깨에, 연신 새로이 피가 튀고 살점이 벌어집니다.
 
온 구멍으로 피를 쏟아내는 시신은 더이상 거품이 끓는 듯한 신음도,
 
경련하는 듯한 움직임도 내보이지 않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케이메이! (눈을 감고 비명을 지릅니다)
 
그 끔찍한 광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케이메이는 붉게 물든 정장의 옷깃을 움켜쥐고 나직이 속삭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그만 하라고 했잖아!
 
케이메이: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것은 경고이며, 동시에 애도였습니다.
 
붉게 물들었던 바닥이 침묵 속에 서서히 식어갑니다.
 
바닥에 번지는 붉은 핏물이 당신의 발치에 고여들 즈음,
 
그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윽고 시선이 향하는 곳은…
 
타카나시 유키히:.. ..... 힉! (그에게서 멀어집니다)
 
아, 당신에게 선물한 반지로군요.
 
역시나 그는 자리를 비운 사이 의도적으로 반지를 선물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는 천천히 눈매를 일그러뜨리다,
 
이내 무릎으로 걸어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붉게 물든 손으로 당신의 손목을 감싸 쥐고,
 
이내 그 손끝에 익숙하게 뺨을 기대며 속삭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싫어 하지마.
유키히에게 오지 마....
 
케이메이:미안해.
내가 더 일찍 왔어야 했는데.
 
타카나시 유키히:(파들파들 떨고 있습니다) 유키히에게 오지 마.......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 1 감소
 
케이메이: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에게 오지 마..
이름도 부르지 마
저리가..........
....케이메이.
유키히도 만약에.. 말을 듣지 않으면....
칼로 난도질할거야?
 
케이메이:다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예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싫어...... 저리 가
듣고싶지 않아
 
케이메이:당신을 지키기 위해 이러는 것 뿐인데 어떻게 당신을 난도질하겠어요.
이 자와 당신은 달라요.
유키히… 나를 봐요.
 
타카나시 유키히:싫어. 보고 싶지 않아!
 
케이메이:나를 봐줘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잡힌 손을 비틀어 빠져나오려고 합니다) 저리가!
저리가!!!
유키히 앞에서 사라져!
 
케이메이:내가 전부 잘못 했어요, 비록 후회하진 않지만… 이런 내가 싫더라도 용서해줘요,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를 놓아 줘....
 
케이메이:사랑해요. 제게는 당신뿐이에요, 유키히—.
제발, 나와 함께 있어줘요.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는 케이메이를..
(싸늘하게 식은 목소리로.) .. ...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유키히를 놓아줘.
 
케이메이:유키히…
당신이 그렇다면…
나는 또 어쩔 수가 없잖아.
 
 
 
그가 무언갈 읊조리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가물거리는 시야 너머 수많은 상념이 이지러지고, 망가지고, 다시금 떠오릅니다
 
어쩐지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에요.
 
눈을 감으면 붉은 핏물이 감긴 눈꺼풀 위에 아른거립니다.
 
당신과 아무렇지 않게 말을 나누었던 인물이
 
죽음 앞에 꺽꺽거리던 소리가 이명처럼 귓가에 웅웅거립니다.
 
몇 번이고 살갗에 칼날을 쑤셔 박으며
 
피에 젖어가던 케이메이의 얼굴이 아직도 눈앞에 선합니다.
 
그 얼굴에 조금이라도 죄책감이 보였던가요?
 
그의 탁한 동공을 감싼 것은 광기였습니다.
 
당신을 향한 지독한 애정이며, 결코 포기하지 못할 집착입니다.
 
이제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당신의 연인은 당신과 함께하는 일상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바칠 미치광이라는 것을요.
 
그의 사랑, 혹은 집착이 무겁게 숨을 내리누릅니다.
 
당장 그는 당신의 눈앞에서 오랜 지인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살인하지 않았던가요?
 
천천히, 조금씩, 당신의 호흡이 느려집니다.
 
가느다랗게 붙들던 의식을 놓으려는 순간…
 
당신은 누군가의 음성을 듣습니다.
 
자네는 아마노가와가 본질을 잃더라도 그 마음이 변치 않을 것 같은가?
 
타카나시 유키히:.. ......
 
유키히, 자네는 그를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지?
 
타카나시 유키히:........ 케이메이.. (아니. 나는 그를 사랑해)
... .......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그에게 팔을 뻗어봅니다. 안아줘.)
(유키히는 케이메이를 위해서........ ..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
 
케이메이:(스러지는 유키히를 끌어안으며) …유키히.
잘자요.
 
오늘도 여지없이 당신은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어납니다.
 
누군가 창문을 열어놓은 모양이에요.
 
밤새 내린 비가 침실을 습하게 물들인 게 느껴집니다.
 
무언가 불편한 꿈을 꿨던 것 같은데….
 
어쩌면 이 빗줄기에 잠겨 기나긴 꿈을 따라 천천히 익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이..... (반쯤 잠긴 목소리로 그를 불러봅니다)
유키히 일어났어.... 후아아암.. (하품)
 
불러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다만, 어디선가 달달한 캐러멜 향이 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 일어났어어어.. (찡얼찡얼거리다가)
..응? (캐러멜 향을 맡고는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달달한 향기의 근원을 좇으면,
 
테이블 위에 올려진 접시를 발견합니다.
 
계란 노른자를 발라 갓 구워낸 듯한 뺭은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함께 있는 잔에는 고소한 향이 나는 우유가 채워져 있습니다.
 
식기 옆에는 작은 메모 하나가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빵을 잘라 입에 넣고는 메모를 봅니다. 드물게.. 아침식사가 마음에 들어요)
 
메모는 누가봐도 케이메이의 필체입니다.
 
미안해요.
 
무엇에 대해 사과하는 걸까요?
 
음식을 준비한 것은 케이메이가 맞아 보입니다.
 
이 저택에 그 말고 달리 누가 있겠어요.
 
아직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 것을 보니
 
케이메이는 진즉 일어나 아침을 준비한 모양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우물우물,... 우유도 한잔 마셔요) 유키히랑 잠을 자 주지 않은거?
(냠냠..)
 
당신도 이만 하루를 시작할 시간입니다.
 
오늘 무엇을 할지 계획이 있나요?
 
타카나시 유키히:.....
(드물게 아침밥을 깨끗하게 다 먹곤.... 머리부터 천천히 빗어봅니다)
 
유키히는 머리부터 천천히 빗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머리카락을 부드러운 브러쉬로 싹싹 빗어내리고, 침대 아래에 있는 슬리퍼를 꺼내신어봅니다)
(..아니. 슬리퍼가 있나요? 케이메이는 신발을 다 치워버렸을건데..)
 
어쩐지 나동그라져있는 슬리퍼를 바르게 신은 채, 나설 준비를 마칩니다.
 
그러고보니 케이메이가 준 반지는 어디다 뒀었죠?
 
타카나시 유키히:(잠옷 주머니 안에)
 
끼우고 갈까요, 아니면 넣어둔 채로 있을까요?
 
타카나시 유키히:(넣어두고 갑니다. 다 먹은 접시와 컵을 들고~ 방 밖으로 천천히 걸어갑니다)
 
당신이 침실을 벗어나면,
 
쏴아아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이제보니 복도 끝 창문이 열려 있네요.
 
지면에 내리치는 낙뢰에 창문 밖이 연신 번쩍입니다.
 
케이메이가 실수로 열어둔 걸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이... (그를 불러봅니다)
유키히 무서운데 어딜간거야~
 
집안에 스며든 빗물에 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습니다.
 
불러봐도 잠잠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힝
(부엌으로 향합니다. 축축한 부분을 최대한 피해서요)
 
유키히는 부엌으로 향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부엌 식탁에 다 먹은 식기를 내려두고는) 케이메이~
유키히 다 먹었어. (그를 불러봅니다)
 
유키히가 주변을 둘러보지만, 여전히 그는 없습니다.
 
그나저나 저 창문… 정말로 신경쓰이네요.
 
닫아두는 건 어떨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좋아~)
(복도 끝의 열려있는 창문으로 갑니다. 더 젖기 전에 문을 닫아두면 케이메이가 좋아하겠죠?)
 
창밖은 평범한 풍경입니다.
 
빗물이 그칠줄 모르는 듯 쏟아져 화단의 꽃무더기를 덮어누르고,
 
나무는 비바람에 이파리를 떨굴 것처럼 흔들거립니다.
 
간간히 지면에 내리꽂히는 낙뢰에 먼 곳에서부터 번쩍이는 굉음이 들려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깜짝!)
 
깜짝 놀란 당신이 황급히 창문을 닫고 빗소리를 뒤로 한채 고개를 돌리면…
 
그곳에 케이메이가 있습니다.
 
케이메이:일어났어요?
 
복도를 가로질러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온 그가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안습니다.
 
뺨에 기대어진 입술이 마른 입맞춤으로 못다한 애정표현을 속삭입니다.
 
그 입맞춤 가운데 조용히 지난 다짐을 상기했던 것도 같습니다.
 
그래요.
 
오늘은 비로소 연인의 비밀을 파헤치는 날.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외면했던 진실을 밝히는 날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뽀뽀도 해줘 (칭얼칭얼)
 
케이메이:(유키히의 말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마음에 들어요?
 
타카나시 유키히:응. (그리고 팔을 벌리곤) 안아줘.
오늘 유키히 아침밥 다 먹었어.
빨리 칭찬해줘. (부빗)
 
케이메이:(너를 끌어안으며 잘 했다는 듯 등을 어루어준다) 맛있었나요? 오늘은 잘 먹어줘서 좋네요~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내일도 이거 먹을래~
 
그는 미치광이가 되었다 한들 당신을 끔찍히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그를 설득해 잠시 외출을 보낸다면 저택을 마저 둘러볼 시간이 생길지 모릅니다.
 
혹은 구급상자 안에 수면제가 들어 있었지요.
 
케이메이 몰래 그에게 수면제를 먹일 수 있다면 그가 잠든 사이 조사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겁니다.
 
정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를 습격하는 수도 있겠지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케이메이.
 
당신과 단 둘이 머무는 저택 안이라면 케이메이도 경계심을 내려놓았을 겁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 점심에....
 
케이메이:(네 말에 가만히 널 들여다보며) 네,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먹고싶은게 생겼어.
 
케이메이:어떤 건가요?
 
타카나시 유키히:(안겨서 유난히 더 칭얼거리는 목소리로 말해요) 랍스타가 먹고싶어-
랍스타를 위에 올린 까르보나라 스파게티가 먹고싶어 (칭얼칭얼)
 
케이메이:(곤란한 눈치로) 이런, 랍스터는 여기서 사기엔 좀 멀지 않을까 하는데요. 혹시 다른 먹고 싶은 건 없나요?
 
타카나시 유키히:면은 파스타 면 말고, 페투치네로 먹을거야 (입삐쭉)
싫어-! 그거 아니면 굶을거야
 
케이메이:으음…(길게 고민하다 겨우 고갤 끄덕이며) 그럼 좀 나갔다 와야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요?
 
타카나시 유키히:... ... 웅.
대신 오늘 밤은 유키히랑 같이 자는걸로 해.
(새끼손가락을 내밉니다) 약속~
 
케이메이:좋아요, 유키히. (가볍게 손가락을 걸고선) 약속할게요.
 
타카나시 유키히: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케이메이가 없어서 많이 놀랐어.
유키히가 어제 샐러드를 안먹는다고 해서 화가 났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케이메이:그랬어요? 잠깐 할 일이 있어서 집중하느라 못 들었나봐요~ (미안한지 네 머리칼을 잘 쓸어 귀에 꽂아준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화 내지 마.
유키히 무서워. (쪽쪽)
 
케이메이:……화내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유키히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여기서 꽤 오래걸리니까, …일단 슬슬 점심 재료를 사러가야겠어요.
정말 혼자 있을 수 있는거죠,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가 아기야? 혼자 있을 수 있어.
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을게.
 
당신의 말에 케이메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밖을 나설 준비를 합니다.
 
 
그가 나간 현관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이제 혼자입니다.
 
드디어 케이메이의 비밀을 파헤칠 수 있겠어요.
 
유키히는 걸음을 옮겨 다시 한 번 집 안을 조사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저벅저벅.. 유키히가 어디로 가면 좋을까?)
 
: 창고정원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창고로 먼저 갑니다)
 
당신은 열쇠를 들고 천천히 창고의 잠긴 문으로 향합니다.
 
작은 구멍에 열쇠를 끼워맞추면,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풀립니다.
 
문을 열기 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세요.
 
유키히. 정말 이 문을 열고 싶나요?
 
후회할 것 같지 않나요?
 
타카나시 유키히:(...열어볼래)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당신이 문을 열면……
 
모든 것이 붉습니다.
 
방을 감싼 붉은 원목은 마치 핏빛으로 물든 것 같습니다.
 
바깥보다 서늘한 공기는 어쩐지 소름이 돋게 합니다.
 
축축하고 습한, 마치 늪지와 같은 향이 납니다.
 
온갖 것들이 잠겨 썩어가는 죽음의 냄새입니다.
 
내부는 작은 오두막을 연상케 합니다.
 
책이 몇 권 꽃힌 책장과 너저분한 책상,
 
방의 구석에는 사람 한 명이 누우면 꽉 찰 것 같은 침대가 있습니다.
 
침대의 시트는 붉게 물든 피로 딱딱하게 굳어 있습니다.
 
벽면에는 실톱과 도축업자가 사용할 법한 식칼이 대여섯 개 걸려 있습니다.
 
: 연인의 끔찍한 비밀을 목격한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 ... 케.. 케이메이....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 . 유키히에게 무엇을 숨기고 있는거야?
케..케이메이.. .. ..... 케이메이.
 
: 이성 1 깎입니다.
책장책상침대를 조사할 수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정신을 차리고 책장부터 확인해 봅니다)
 
대부분의 책은 알아볼 수 없는 언어로 적혀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기이하고 모독적인 형상의 표지가 불쾌한 감각을 유발합니다.
 
어떤 책은 아주 오래되어 낡은 고서로 보입니다.
 
툭 치면 먼지가 되어 바스라져 버릴 것만 같아요.
 
감히 손대고 싶지 않습니다.
 
: 더러워짐을 감수하고 찾아볼까요?
 
타카나시 유키히:... 청소좀 하고 살어. (입삐쭉)
(더러워짐을 감수하고 찾아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케이메이 바보 멍청이야~
 
당신은 수많은 책들 중 검붉은 책을 한 권 찾아냅니다.
 
표지에는 수백개의 눈알과 잘린 허벅다리를 씹어먹는 짐승이 그려져 있습니다.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워지는 것 같습니다.
 
책을 펼친다면 유키히는 끔찍하고 모독적인 내용을 마주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 이성 2 감소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 멘헤라 될 것 같아)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볼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책상을 봅니다)
 
휘갈겨 쓴 노트, 알아볼 수 없는 낙서들로 가득합니다.
 
그마저도 군데군데 핏자국이 번지고 일부는 찢겨나가 훼손된 상태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이 곳에서 무엇을 한거야...
(더 볼 것은 없을까요? 없다면 침대 봅니다)
 
: 확인할까요?
책상을 보려면,
 
타카나시 유키히: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너덜너덜한 종이조각 사이 그나마 읽어볼 만한 기록을 얻습니다.
 
날짜는 오래 전부터 바로 몇달 전까지 드문드문 이어져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한번 기록을 살펴봅니다)
무..뭘 교체해? (기록을 다시 내려두고는)
케이메이. 유키히에게 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거야. (침대로 갑니다)
 
: 기록을 내려두려 할 때, 다음 장도 보입니다.
 
마지막 페이지는 불과 몇 달 전의 날짜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무엇이 끝...나?
무엇이..?
케이메이. (들릴 리 없는 그의 이름을 불러보곤)
케이메이. 유키히 무서워.. 무서워. 어디있는거야.
유키히에게 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거야. 유키히에게 알려주지 않는거냐고.
케이메이를 이렇게 만든게.. 유키히야? (떨리는 손으로 기록을 내려놓았다)
 
타카나시 유키히:유키히때문에 케이메이가.. .. . .. ......... (침대로 갑니다)
 
유키히와 케이메이의 침실에 있는 것과 비교하자면 현저히 작은 사이즈입니다.
 
핏물에 푹 젖었다 딱딱하게 말라붙어 굳은 듯한 시트는
 
두드리면 퉁퉁 소리가 날 것만 같습니다.
 
가까이 가면 끔찍한 시취가 납니다.
 
온갖 썩어가는 것들이 모여 만든 악취입니다.
 
: 자세히 살펴보나요?
 
타카나시 유키히:.. . ... .....썩어가는 냄새야.
.. ... .. (슬쩍 봅니다)
 
:침대를 자세히 살피면,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습니다.
 
침대를 자세히 살피면, 누군가의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습니다.
 
유키히의 것도, 케이메이의 것도 아닌 색입니다.
 
대체 누구의 것이죠?
 
핏물에 젖은 베개 커버 밑에는 반쯤 깔린 낡은 종이가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낡은 종이를 쭉 잡아당겨 봅니다)
 
낡은 종이를 끌어당겨 펼칩니다.
 
더이상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낡은 종이를 몰래 주머니에 넣고는) ..케이메이.
(정원으로 갑니다)
 
……
 
얼마만의 외출인지 모르겠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어쩐지 먹구름 대신 맑기만 한 것 같습니다.
 
뺨에 닿는 차가운 빗방울과 신선한 공기는
 
저택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라볼 적과 퍽 상이합니다.
 
그랬었죠. 저택의 바깥은 이렇게나 상쾌한 공기를 가지고 있던가요.
 
비로소 막힌 숨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유키히, 저택을 벗어난 이유라도 있나요?
 
타카나시 유키히:.. .. 벗어난 이유.
.... . ..없어. 그냥 나가고 싶었는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빗방울을 맞고 있으니 머리가 명쾌해 집니다./
 
이대로 도망쳐도 문제 없을 만큼요.
 
그의 진면목을 봤음에도 계속 이곳에 머물 수 있을까요?
 
화단을 천천히 거닐면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도망치면. 유키히가 여기에서 도망치면..
(화단을 한번 살펴봅니다) ..케이메이가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당신은 쏟아지는 빗방울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화단으로 향합니다.
 
케이메이가 당신을 위해 심고 가꾼 꽃들입니다.
 
하얀 꽃잎이 처량하게 빗물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그 가운데 발걸음을 딛는 순간,
 
잠옷 안주머니에 넣어둔 반지에서 푸른 빛이 터져나왔다 사라집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 섬광이 점멸하고 나면, 당신은 화단 사이에 나있는 작은 문을 발견합니다.
 
단단한 금속 위에 기이한 형상의 진이 천천히 시계방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바닥에 있는 손잡이를 잡아 문을 들어올리는 구조 같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이런 곳에 문이?
(문을 봅니다. 유키히가 열 수 있을까요?)
 
충분히 열 수 있을만한 문입니다.
 
열어볼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열어봅니다)
 
당신이 문을 열면,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눈에 들어옵니다.
 
당신을 인식한 양 벽면의 횃대가 화르륵 푸른 불꽃을 내어 길을 인도합니다.
 
촘촘히 나있는 계단을 따라 깊숙히 내려갈 수록 점차 숨이 무거워집니다.
 
지하여서 산소가 부족하기라도 한 걸까요?
 
아니면 이 축축하고 어두운 길이 음산하기 짝이 없던 탓인가요?
 
 
당신이 계단의 끝에 다다르면 그곳에 문이 하나 있습니다.
 
어쩐지 알 것만 같아요.
 
이 문 뒤에는 케이메이가 그토록 오래 감추었던 비밀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문을 여는 순간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막연히 차오릅니다.
 
결정의 순간입니다.
 
유키히, 당신은 이 문을 열고 싶나요?
 
타카나시 유키히:.. .. (눈을 질끈 감고 문을 엽니다)
 
굳게 닫혀있던 문은 당신의 결정에 천천히 당신의 진입을 허락합니다.
 
문을 열면 안쪽에 있는 방에는…
 
수많은 당신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의 초상입니다.
 
아니, 이제 보니 미묘하게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벽면에 붙어있는 수많은 초상화는 분명 당신의 얼굴에서 시작합니다.
 
그 옆으로, 옆으로 가면 갈 수록 조금씩 그 형상은 모습을 달리합니다.
 
눈꼬리가 아래로 내려가고, 눈동자가 푸르게 물이 듭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 음?
 
어느 초상화 부터는 당신의 머리가 검게 물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몇 점을 더 지나치면,
 
…당신은 눈에 익은 얼굴을 발견합니다.
 
거울 속에서 당신을 바라보던, 그 남자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초상을 빤히 바라봅니다) 이.. 남자가 왜 여기에 걸려있어?
 
초상화는 저마다 날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치.. 조금씩 유키히의 얼굴이 바뀌기라도 한 것처럼요.
 
당신이 거울 속에 보았던 남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초상화는 더이상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날짜를 보면 몇 달 전의 일이네요.
 
벽면과 모서리를 마주한 기다란 책상 위에는 누군가의 기록과 함께
 
파피루스와 양의 가죽으로 만든 것 같은 오래된 종이들이 남아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기록들을 확인해 봅니다)
 
케이메이의 필체입니다
 
군데군데 말라붙은 핏자국이나 손자국이 눈물마냥 번져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그립습니다. 유키히. (마지막에 써 있는 글씨를 읽어보곤)
유키히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케이메이의 모든 것을 다 넘겨서도...?
(오래된 종이들을 살펴볼 수 있을까요?)
 
기이한 형상과 기하학적 문양이 그려진 종이입니다.
 
읽어보면, 주문으로 보이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가.. 무언가와 계약을 했나?
(종이도 접어서 챙겨갑니다)
 
유키히는 천천히 전부 둘러본 뒤 생각을 정리합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비로소 진실을 깨닫습니다.
 
당신의 연인은, 이 세상의 시야에서 당신을 감추기 위해
 
몇 번이고 당신의 의심을 지우는 주문을 사용했을 겁니다.
 
당신이 스스로 죽음에서 돌아온 사실을 깨달아서도,
 
이 저택에서 벗어나서도 안되는 일이니까요.
 
그 대가로 무엇을 바쳤을까요?
 
그는 당신을 마주보더라도 타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당신의 말을 듣더라도 타인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의 모든 감각은 당신을 완벽한 타인으로 인식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당신과 함께했던 추억을
 
조금씩 조금씩 조각내어 대가로 지불합니다.
 
그 지독한 사랑이라는 이름 하에.
 
케이메이는 스스로 눈을 감고, 귀를 닫으며,
 
그렇게 기억 속의 당신 한 사람을 위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눈먼 사랑이라 하여도 좋아요.
 
케이메이는 그렇게 당신이라는 낯선 이방인을 사랑합니다.
 
: 모든 진실을 깨달은 유키히
 
타카나시 유키히:
SAN Roll
기준치: 75/37/15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유키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거잖아.
지금의 유키히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케이메이는...
케이메이는 무엇때문에 유키히를 되살리는거야?
 
: 이성 6 감소.
 
타카나시 유키히:
지능
기준치: 73/36/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광기의 발작 - 실시간
집착증:
새로운 집착증이 생깁니다. 룰북에 있는 집착증의 예를 참고해 1D100으로 정하거나 수호자가 적절한 것을 고릅니다. 탐사자는 다음 1D10 라운드 동안 새로운 집착증에 몰입합니다.
For 2 rounds.
케..케이메이. 유키히를 .
 
아아… 알게된 진실은 유키히의 머리속을 헤집고 맙니다.
 
나를 위해 속삭여준 그 상냥한 목소리.
 
다정한 손길,
 
올곧은 눈빛…
 
그 모든게 나였지만 내가 아닌 타인을 보고있던 그.
 
그가 보고싶을 지경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 케이메이. 케이메이..
유키히는 '나' 잖아.
어째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건데? 어째서... . ....
 
나를 사랑해 줘, 케이메이.
 
오직 ‘나’만을
 
 
그 순간,
 
끼이익…
 
등 뒤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익숙한 체향이 쏟아지는 빗물처럼 밀려옵니다.
 
당신이 고개를 돌리면…
 
타카나시 유키히:.. .. 케이메이?
 
그곳에 케이메이가 있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방긋 웃으며 그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을 찾아 이 빗속을 헤맨 것처럼, 머리와 어깨가 온통 빗물로 젖어내린,
 
당신의 연인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케이메이. 케이메이.
 
타카나시 유키히:비에 많이 젖었네. 감기 걸리겠다.
유키히가 안아줄게. 이쪽으로 내려 와.
 
유키히가 애달프게 케이메이를 부릅니다.
 
지긋지긋한 빗소리가 사방을 에워쌉니다.
 
케이메이의 탁한 시선이 당신에게 닿은 순간,
 
어쩐지 그대로 숨이 멎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미쳐버린 정신으로 한 편 이런 생각도 듭니다.
 
어떻게 이 모든 것을 숨길 수 있었을까요.
 
거짓만이 사랑이었던 걸까요?
 
사랑이라 할지라도 그 오랜 시간 동안 케이메이는 당신을 기만하고, 속여왔습니다.
 
정말로 그는 나를 사랑하는게 맞을까요?
 
아니, 나도 나를… 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나'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케이메이:(어두운 낯으로 유키히에게 다가온다.) 유키히, 왜 여기 있는 건가요? 왜 나를 자꾸만 의심하고…
 
타카나시 유키히:... 케이메이.
 
성큼, 그는 당신의 앞에 다가와 섭니다.
 
그에게 할 말이 많아요.
 
타카나시 유키히:케이메이. 유키히가 사랑하는 케이메이.
.. .. 유키히를 사랑해?
정말로 유키히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어?
케이메이가 사랑하고 있는건 진짜 유키히가 맞아?
 
케이메이:(난잡한 지하실을 둘러보고선 사태를 파악했는지 가라앉은 눈으로 널 쳐다본다. 이어 물음에 대답하려는 것인지 말을 꺼낸다) …제겐 더이상 당신이 이전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이 제게 완벽한 타인이 된 것도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당신은 제가 사랑하는 유키히입니다.
비록, 당신과 함께한 기억도, 추억도 모두 넘겼지만… (유키히의 어깨를 붙잡고선)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요. 저는, 전. …당신이 죽는 것을 두고만 볼 순 없었으니까.
제게는 당신이 가장 소중합니다.
설령 당신이 이전과 다른 사람의 인두겁을 뒤집어 쓸지라도, 다른 목소리, 다른 행동이라 해도 본질은 당신인 거잖아요, 그렇죠?
 
케이메이:당신이니까 나를 사랑해 주고, 나를 바라보고 지금도 이렇게 나를 안아주는…
이렇게 언제나 날 사랑해 주는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간에 나는 그걸 받아들이기로 생각했을 뿐입니다.
 
타카나시 유키히:네 눈에 비치는건 내가 아니잖아.
.. .. 너는 누굴 사랑하고 있는거야?
나와 함께한 기억도, 추억도 모두 사라졌으면... 케이메이가 보고 있는 '나' 는 .. 유키히는...
....네 말을 빌리자면 완벽한 타인이잖아.
너는 무엇을 보고 유키히를 사랑할 수 있는거지? ..아니. 너는 유키히가 알고 있는 케이메이가 맞는거야?
그 모습으로 유키히에게 사랑을 속삭이지마. 모든게 다 가증스러워.
 
타카나시 유키히:(힘을 주어서 그를 밀쳐낸다) 저리가!
 
케이메이:(잠깐 밀려나다 다시 돌아와 유키히의 손끝을 감싸잡으며 속삭인다.) 유키히, 유키히…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잖아요. 나는 잊더라도 당신이 남아있잖아요.
나에겐 언제나 당신만이 전부였고 어떤 모습이든 나에겐 사랑스러워요.
어쩌면 이건 당신이라는 영혼을… 본질을 사랑하는게 아닐까요?
 
당신의 손끝을 감싸 쥔 케이메이가 고개를 숙입니다.
 
그가 구하는 용서와 숨 막히는 사랑이 무겁게 닿아옵니다.
 
그는 젖은 숨을 천천히 내쉬며 당신을 바라봅니다.
 
케이메이:제가, 당신의 기억을 묻어드릴게요.
우리, 다시 한 번 해요, 유키히.
다시 한 번 시작해요. 절 떠나지 말아주세요.
언제까지고 당신이란 사람을 사랑할 테니, 제발 떠나지 말아요.
이번에야말로 들키지 않을테니, 절대로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테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요.
 
타카나시 유키히:..틀렸어. 케이메이.
(손을 탁. 쳐내며) 기억을 묻는다고 하면, 유키히가 다시 너를 사랑해 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 기억을 묻는다고 해. 하지만 또 유키히는 진실을 찾아낼거야.
또 너는 유키히를 찾아 기억을 묻는다고 하고. 또 묻고. 묻고.. ..... 그렇게 반복하면 무엇이 남지?
네가 사랑한건 대체 누구야?
완벽한 타인을 사랑할 수 있을까- (텅 비어버린 눈으로 너를 응시했다) 유키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타카나시 유키히:그렇게 절박하게 메달리지 마.
케이메이는 유키히를 사랑하지 않아..
유키히는 갈래. (케이메이를 두고 계단으로 향합니다) 그만하자.
 
케이메이:유키히… (허망하게 유키히를 올려다 봅니다.)
 
눈물 젖은 얼굴을 한 그가 당신을 올려다 봅니다.
 
…그의 말대로 이 의심을 잠재운다면, 우리는 이 눈먼 사랑을 지속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명목 아래 흘려낸 핏물을 짓밟고서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함께 만든 이 어항 안에서 당신은 호흡하고 있습니다.
 
당신만 눈을 감아준다면,
 
당신의 연인은 그런 당신의 곁에 남아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사랑을 속삭일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온전한 당신을 사랑할 수 없는 그의 사랑이 더이상 받고 싶지 않습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가 '내'가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이런 피웅덩이를 밟고 서있어야 하는 걸까요.
 
더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타카나시 유키히:.... 케이메이.
유키히를 봐.
 
케이메이:(흐릿한 눈빛이 유키히에게 꽂힌다.)
 
타카나시 유키히:(지금 주문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 어떤 주문을 사용할까요?
 
타카나시 유키히:(잃어버린 지식의 의지를 사용합니다.)
(의식..)
 
: 확인. 누구에게 사용하겠습니까?
 
타카나시 유키히:(타카나시 유키히. 나 자신에게)
 
: 확인. 마력 3 소비합니다.
 
 
당신은 역으로 주문을 영창 합니다.
 
당신의 입술이 달싹이는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깨달은 케이메이가 천천히 경악하듯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당신이 혀를 굴릴 때마다 당신은 거대한 흐름을 느낍니다.
 
찾아오는 죽음의 손길조차 당신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비틀렸던 톱니바퀴는 비로소 제자리를 찾습니다.
 
당신의 손끝이 천천히 고운 입자가 되어 흘러내립니다.
 
몸 안에 가둔 장기가 생기를 잃고 썩어갑니다.
 
케이메이:아, 안 돼. 안 돼 유키히, 안돼. 가지마, 가지마요 가지마세요 제발 가지마—
 
무너지는 몸을 붙들며, 케이메이는 흘러내리는 것들을 움켜쥐어 막아봅니다.
 
하지만 그 오열조차 당신의 죽음을 멈춰 세울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죽음을 택했습니다.
 
어쩌면 이 진실이 너무나 무거웠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만 편하게 쉬도록 해요.
 
이곳은 당신이 잠드는 요람입니다.
 
케이메이 생환, 유키히 로스트
 
엔딩 보상 없음
 
유키히는 죽은 자들을 위한 장소로 돌아갑니다.
 
유키히의 자살을 목격한 케이메이는 영구적인 광기에 빠집니다.
 
ED3. 당신이 잠드는 요람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