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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KP&GM

<료+웨> 고흐의 목성

(↑타이틀 제작 @ocsu713 + 이메레스 공동)

고흐의 목성 TR LOG

원본 시나리오 :

https://trgugu.postype.com/post/9961001/

KPC : 시쿠라 료신 (유다 데미드리오)

PC : 청 웨이천 (칼릭스 일라이자)

KP : 옥수

PL : 해우

 

주의

- 시나리오 누설

- 시나리오 개변 주의

 

더보기

 

 
 
 
칼릭스는 기차를 타고 이동 중입니다.
 
짐은 간소할 수도, 많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꽤 긴 여행이 될 것 같았거든요.
 
어쩌면 문득 기차 안에서 이 이야기의 전말이었던 편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았을지도 모릅니다.
 
편지는 왼쪽 주머니에 넣어왔기 때문에 다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흠...)(주머니에서 편지를 주섬주섬 꺼내 읽어본다)
 
그렇습니다.
 
칼릭스는 한 편지로 의뢰를 받았고,
 
현재 약도가 그려진 곳을 향해 이동 중이었습니다.
 
심지어 봉투 안에는 마부에게 지불할 몫으로 금전 세 닢이 들어있었습니다!
 
귀한 집안에서 어쩌다가 칼릭스에게 그림을 의뢰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칼릭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편지나 의뢰를 이해했을 것이며
 
그렇기에 지금 이 머나먼 길을 떠난 것이겠지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기차는 역에 도착합니다.
 
: 마차를 잡을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전경을 보다가 마차를 잡아봅니다)
 
짐을 든 채 거리에 서서 손을 흔들자,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닌지 칼릭스의 앞에
 
마차가 멈춰섭니다.
 
각종 미술도구나 개인 짐 탓에 짐을 싣는 과정이 여간 부산스럽습니다.
 
-
 
마차는 오래 달려 한 시골 마을 입구를 지나쳐 들어갑니다.
 
입구 표지판에는 ‘윙쿨룸’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고즈넉하고 한산한 마을은 길 양옆으로 밀밭이 펼쳐져 있고, 조용합니다.
 
마을에 진입해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는 한 저택 앞에 멈춥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도착했나? 빼꼼 고개를 내밀어봤다가 문을 열고 내린다)
 
마차에 내리자 칼릭스의 눈에 저택의 넓은 마당과 정원 중앙에 작은 분수가 보입니다.
 
고급스러운 장식용 조각상이 세 개 정도 있네요.
 
이 컨트리 하우스는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적어도 한 세기 이전에 지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원은 주기적으로 관리하는지 잔디가 깔끔하고 싱싱하고,
 
담쟁이덩굴이 건물 벽을 타고 멋들어지게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중 나온 이는 아무도 없고 어느새 마부까지 떠나 칼릭스 혼자 남았습니다.
 
이 한산하고 조용한 땅에서 고저택과 마주 보고 있자니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래 뭐, 일개 화가한테 마중나올리가 없나. 싶어 짐이나 들고 정문을 노크한다)
 
칼릭스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끼익 거리며 문이 열립니다.
 
중년남성의 옷차림을 보아하니 사용인처럼 보입니다.
 
아주 정중하게 칼릭스의 짐을 들어주며 인사합니다.
 
사용인: 칼릭스님이시지요? 먼 길 오시며 불편하지는 않으셨습니까.
주인어른께서 기다리고 계시니, 안으로 드시지요.
 
칼릭스 일라이자:아. (얼빠진 소리를 짧게 냈다가 고개를 끄덕이곤 사용인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걸어간다.)
 
사용인의 안내를 받아 칼릭스는 1층의 응접실로 향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응접실로 들어감..)
 
칼릭스의 짐은 다른 사용인들이 그가 묵을 방에 미리 가져다두겠다며 가져간지 오래입니다.
 
과한 대접을 받으며 칼릭스가 응접실 안으로 들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커튼이 쳐진 창문들입니다.
 
햇볕이 이렇게 따뜻한데도 이질적으로 모든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오................)
 
의뢰인인 주인어른이 칼릭스를 반깁니다.
 
주인어른: 환영합니다, 칼릭스 씨.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내 부탁을 들어주어 감사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어려운 부탁도 아닌데 거절할 이유가 뭐 있겠습니까. (꾸벅 인사하고는)
 
주인어른: 그리 말해주니 다행입니다. 아, 마중 나가지 못한 것은 미안합니다. 우리 모두 사정이 있어서. (자세히 설명해 줄 마음은 없는지 말을 돌린다.) 들어오며 마을 전경은 좀 구경했습니까?
어떤가요, 참 아름다운 마을이지요?
 
칼릭스 일라이자:예, 뭐... (그렇게 신경쓰이진 않는지 짧게 호응하고 넘기고선 응접실을 눈길로 한번 훑어본다) 조용하고 평화롭더군요. 말씀대로 좋은 마을입니다.
 
칼릭스가 그의 말에 긍정하면, 주인어른은 아주 좋아합니다.
 
칼릭스의 앞에 찻잔이 놓이고, 다시 말이 이어집니다.
 
주인어른: 윙쿨룸은 예술가를 위한 곳이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한 박자 쉬었다, 덧붙이듯 설명하며)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거든요. 아마 당신도 마음에 들어 할 겁니다.
 
찻잔을 한 번 쓸어낸 그가 물결을 잠시 바라보다,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주인어른: 자,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칼릭스씨는 목성을 본 적 있습니까?
 
칼릭스 일라이자:(그러려니 생각하며 이야기를 듣다가, 뜬금없는 말에 눈을 깜빡인다) ....목성?
아뇨, 본 적 없습니다만...
 
주인어른: 하하, 너무 뜬금 없었지요? 다름아니라 저는 별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언제나 하늘을 올려보는데, 몇 년 전 평소처럼 망원경으로 하늘을 보고 있던 중, 우연히 본 목성이 너무 아름다워서 푹 빠졌거든요.
별뿐만 아니라 그림도 좋아하기 때문에 목성을 그린 그림 한 점을 갖고 싶어지지 뭡니까?
실력있는 이를 수소문 하던 중, 칼릭스씨를 모시게 되었고요.
이야기가 길어졌군요. 즉, 저는 칼릭스씨가 목성을 그려주시기 바라고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하... (짧게 호응 섞인 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알겠습니다. 그 외에 특별한 주문같은건 없습니까?
 
주인어른: 목성만 그려주신다면 그림에 대한 특별한 요구사항은 없습니다. 칼릭스씨는 목성을 보신 적이 없다하셨으니 서재에 관련된 자료들을 보신 후에 재해석 하여 그리셔도 좋습니다.
아, 여기서 머물며 그림을 그려주시길 바라는 것 자체가 특별한 주문이라 칠 수 있겠군요. (차분한 웃음을 뱉곤) 머무시는 동안 융숭히 대접할 터이니 부디 승낙해 주셨으면 좋겠군요.
 
칼릭스 일라이자:음. (이야기를 듣고 짧게 생각한다. 그다지 어려운 요구는 아니었던지라 고민은 길지 않았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칼릭스가 수락하자. 주인어른은 기뻐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저택에서 지내는 동안
 
이 네 가지만큼은 반드시 지켜주기를 요청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규칙을 듣고 이해가 안되는지 고개를 옆으로 갸웃였다.) 저... 커튼은 왜?
 
주인어른: (물음에 순순히 대답한다) 아, 햇빛 때문에 그림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저택 벽에 그림이 꽤 많이 걸려있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 (다른 가족들이 용케 그걸 허락했구나... 같은 생각하며) 알겠습니다.
 
설명을 듣고 있으면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집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휙 고개돌아봄)
 
칼릭스가 고개를 돌리자 응접실 문틈으로 칼릭스를 노려보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이 사람은 한참이나 칼릭스의 얼굴이 뚫릴 정도로 째려보다가 갑자기 휙 가버립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그러든 말든 주인어른은 칼릭스에게 작업실 겸
 
쉴 수 있는 게스트룸으로 안내할테니 사용인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전합니다.
 
식사는 함께하거나, 불편할 경우 방으로 가져다준다고도 해요.
 
: 사용인을 따라 방이 있는 2층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사용인을 따라 올라갑니다)
 
칼릭스가 묵을 게스트룸입니다.
 
2층 복도 끝에 있으며, 문에서 들어와 바로 보이는 벽은
 
채도 낮은 붉은 커튼이 모두 가리고 있습니다.
 
한쪽 벽이 모두 큰 창문으로 이루어졌나 봅니다.
 
침대 하나와 협탁, 옷장, 그리고 빈 캔버스가 놓인 이젤이 보입니다.
 
사용인: 기본적인 도구는 칼릭스 씨도 챙겨왔을 테지만, 작업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요청해 주십시오.
 
그는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벽면의 벨을 울려달라 전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고개 끄덕이고) 혹시나 싶어서 묻는겁니다만, 제 방은 커튼을 걷어도 됩니까?
 
사용인: 아... 죄송합니다, 그건 좀 곤란할 것 같군요.
 
사용인은 난처해 합니다. 이곳에도 당신이 모르는 미술품이 있는 걸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여긴 될줄알았는데. 두어번 눈을 깜빡였다가) 아닙니다. 미리 알았으니 다행이죠.
 
머쓱하게 웃던 사용인은 푹 쉬기를 권고하며 사용인은 이만 자리를 뜹니다.
 
시간은 점심 쯤, 칼릭스는 저택을 구경하거나 바로 그림 작업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흠.. 잠깐 침대 툭툭 두드려봤다가 저택을 구경하러 먼저 나간다)
 
칼릭스는 어찌되었든 손님의 입장이기 때문에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주인이 있는 방은 들어갈 수 없고,
 
지금은 기껏해야 서재나 응접실 같은 곳이 전부입니다.
 
사용인 구획은 저택 내의 관계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겠어요.
 
저택을 절대 나가지 말라는 규칙이 있었으니 정원 구경도 진작 접어야 했습니다.
 
: 서재와 응접실을 볼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흠... 서재 먼저 가봅니다)
 
- 서재
 
안으로 들어서면 모든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벽을 가득 채운 서가는 물론이요,
 
천장까지 닿을 정도로 수많은 서가에 장서가 빼곡합니다.
 
예로부터 장서의 질과 양은 집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하지요.
 
바깥 도시의 도서관도 부럽지 않을 방대한 양입니다.
 
그래도 대부분 장르 별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칼릭스가 찾는 책이 있다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러고보니 서재에 목성에 관한 내용들이 있다고 했던가.. 문득 주인어른의 말이 떠올라 관련 서적들을 찾아본다)
 
: 칼릭스는 천문학 코너과 동화책 코너를 볼 수 있습니다.
 
[천문학 코너]
 
칼릭스는 「목성의 기록」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책을 꺼내서 읽어본다)
 
책을 넘기다보면 여러가지 목성 그림이 보입니다.
 
목성의 눈, 혹은 폭풍이라고도 불리는 대적점의 그림도 있네요.
 
계속 보다보니 뭔가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참고용으로 좋을 것 같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흠. (들고가야지.. 챙깁니다)(동화책 코너도 보며)
 
[동화책 코너]
 
고저택이라 그럴까요?
 
세월이 오래된 동화책도 간혹 보입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어떤 책은 유독 심하게 찢어져 대놓고 칼릭스의 눈에 띌 정도입니다.
 
책 제목은 「액자 속 여인」이라 적혀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누가 이런 나쁜짓을.. 펼쳐봄)
 
문구가 적힌 왼쪽 페이지는 절반 쯤 찢겨나갔고,
 
오른쪽 페이지의 벽에 걸린 액자 속에서 행복하게 웃는 여인의 그림은
 
거의 날카로운 것으로 난도질 당한 듯이 너덜너덜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아니라 누군가가 일부러 그런 것만 같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누가 이런 못된짓을.....)(안타깝게 생각하며 책을 원위치에 꽂아놓습니다)
 
특별히 더 볼 것은 없어보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밖으로 나가서 응접실로 갑니다)
 
응접실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서자,
 
현관문 바로 맞은편의 큰 계단 안 쪽에 있는 홀에서
 
사용인 몇 명이 청소 중인지 빗자루를 쓸다가 칼릭스를 보고는 공손히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합니다.
 
그리고는 이어 복도 반대편에서 훌쩍이며 들어오는 메이드가 보입니다.
 
다른 사용인들이 화들짝 놀라며 메이드에게 다가가 달래주는 모습이 보입니다.
 
: 누가 괴롭혔어?
괜찮아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상냥한 말에 메이드는 결국 울음을 터트립니다.
 
사용인A: 또 도련님이니?
 
사용인B: 지난 번에는 제이슨이었죠?
 
사용인 C: 그 사람은 미쳤다니까...
 
쉿, 들을라…
 
사용인들은 저들끼리 작게 속삭거리며 메이드를 달래주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눈 깜빡...)(외부인이라 끼어들기도 뭣하고. 어정쩡하게 서있으며)
 
사용인들은 메이드를 달래주면서도 칼릭스의 눈치를 흘끔 흘끔 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 (제 눈치를 보는걸 보고 짧게 얼빠진 소리를 냈다가 손수건을 꺼내 건네주고) 지나가다 들었는데...
 
메이드는 공손히 손수건을 받아들며 눈물을 닦아냅니다.
 
칼릭스의 말에 주변은 머뭇거리는 기색입니다.
 
: <대인기능> 혹은 RP로 설득
 
칼릭스 일라이자:
매혹
기준치: 90/45/18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의 얼굴에 사용인들은 홀린듯이 입을 엽니다.
 
아무렴, 저런 얼굴이 말을 걸었는데 어떻게 대답을 안할 수 있겠나요.
 
사용인A: …나리께서도 조심하시길 바라기에 감히 말씀드려요.
 
이 말을 서두로, 사용인들은 도련님의 흉(?)을 봅니다.
 
사용인 B: 얼마 전 새로 온 메이드가 뭘 잘 몰라 오늘은 날이 좋은데 정원에서 다과를 즐기시는 건 어떠신가요? 하고 도련님에게 권했는데…, 자길 죽이려고 작정했냐는 둥 대뜸 화를 내시더라고요…
 
칼릭스 일라이자:...음, (듣기만해도 성격 더럽다는 생각함) 밖에 나가는걸 싫어하나...
 
사용인A: 아, 그리고 또 있어요! (목소리를 낮게 깔고선)
주인어른게서 새로 풍경화를 들여와 제가 직접 벽에 걸고 있었는데, 검은 색 물감을 탄 물을 양동이 째로 들고와선 냅다 들이붓는거 있죠? 검은색 물이 저한테도, 심지어 도련님에게도 튀었는데 그대로 시큰둥하게 사라져선... 처리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칼릭스 일라이자:...그렇군. (진짜 성격 안좋다고 생각하면서 경청함) 풍경화가 마음에 안들었나?
 
사용인C: 도련님은 정말 별종이라니까요?
주인어른 뿐만 아니라 윙쿨룸의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예술을 사랑하는데, 도련님은 이곳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그림을 정말 죽어라 싫어하세요…
 
사용인들은 입을 모아 그를 이렇게 평합니다.
 
사용인들: 늘 화가 나 있고, 사람들을 못살게 굴고, 혼자 있는 미친 사람이니 조심하세요!
 
칼릭스 일라이자:흠..oO(그림 싫어하는건 호불호니 그럴 수 있지 않나?)
(하지만 확실히 늘 화나서는 타인을 괴롭히는 사람은 상종 안 하는게 좋나... 싶어서 고개 끄덕이며 어제 자신을 노려보던 누군가와 동일인물인걸까, 생각한다) 충고 고맙다.
 
사용인들: 칼릭스님은 귀한 손님으로 오셨으니 도련님께서도 그리 심하게 대하진 않겠지만, 부디 너무 가까이 가시지 않길 바래요.
 
그렇게 이야기를 끝낸 사용인들은 후다닥 도망치듯 사라집니다.
 
어찌 보면 외부인에게 제 주인의 흉을 본 것인데,
 
이것이 뒷담화인지 충고인지 애매하기만 합니다.
 
너도나도 뛰어가는 사용인들의 발소리만 허공을 메꿉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색안경을 끼고 볼 생각은 없지만 이정도로 압도적인 불만이면 업보인가... 생각하며 저벅저벅... 응접실 감)
 
- 응접실
 
칼릭스가 주인어른과 인사를 나눈 방입니다.
 
역시나 모든 창문에 커튼이 쳐져있습니다.
 
방이 넓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그렇게 답답하지만은 않지만,
 
창문이 훤히 보였다면 멋들어진 정원이 한눈에 들어왔겠지요.
 
테이블 위에는 오늘자 신문이,
 
벽면의 수납장에는 정리된 지난 일자의 신문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 오늘자 신문과 수납장의 신문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쉽다... 아련하게 창문봄)
(오늘자 신문을 본다)
 
[오늘자 신문]
 
 
1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예기치 않은 월식》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는,
 
최근 들어 하늘에 달이 뜨지 않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렇군....)(수납장 신문을 봅니다)
 
[수납장의 신문]
 
일주일 치 신문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ㅋㅋ
 
옥수 (GM):ㅋㅋ
 
칼릭스 일라이자:(눈 비빔)(강행합니다)
 
옥수 (GM):걍 rp로 뒤적뒤적 찾아도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래.. 뒤적뒤적 찾아봄)
 
칼릭스가 지난 신문기사들을 뒤적거립니다.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저런................ (슬퍼함...)
 
응접실에는 더이상 볼 것이 없어보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세상엔 너무 슬픈이야기가 많아.. 저벅저벅 응접실 나가며)
 
: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2층으로 오를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올라간다)
 
2층으로 올라가는(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현관문 바로 맞은편에 보입니다.
 
큰 계단의 벽면 또한 그림이 액자에 걸려 있습니다.
 
연극이나 책의 한 장면을 그린 것들이 많습니다.
 
주인어른이 그림을 좋아한다는 건 빈말이 아닌 듯 합니다.
 
칼릭스의 그림도 아주 후한 값에 쳐주겠죠?
 
2층에는 욕실이나 여러 객실, 주인어른의 방, 공부방 등이 보입니다.
 
대부분 문이 잠겨있거나 주인이 있는 방인지라 들어가기 난감한 곳뿐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렇구나... 딱히 돈 욕심으로 그리는건 아닌듯)
 
아무래도 2층은 지금 당장 둘러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자료도 얻었겠다 제 방에 들어가서 그림이나 그리기로 합니다)
 
-
 
- 칼릭스의 방(2층 게스트 룸)
 
칼릭스는 저택 구경을 한 뒤, 얻은 자료를 펼치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를 합니다.
 
준비를 마친 뒤, 평상시처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되었을까요.
 
갑자기 등 뒤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집중하고 있다가 갑작스런 소리에 저택 주인인가, 싶어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본다)
 
고개를 돌리면 응접실에서 칼릭스를 째려보던 사람입니다.
 
그는 제 팔짱을 끼고 짝다리까지 짚은 불량한 자세로,
 
못마땅하다는 듯한 시선을 칼릭스에게 던집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침묵한 채로 멀뚱히 마주보면서...) ....누구..
 
칼릭스가 먼저 말을 걸었으나 그는 잽싸게 말을 받아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뭘 꼬라봐 그림이나 그리러 왔으면 캔버스에 대가리나 박고 그려 새꺄
 
흉흉한 시비조...
 
이사람이 도련님인걸까요?
 
칼릭스 일라이자:.................... (이게... 도련님? 일리는 없나? 상황파악 못하고 계속 유다 쪽 보면서) 그러니까 그쪽은 누군데...
 
유다 데미드리오:(네 말에 척척 걸어와선 이젤을 발로 밀어 걷어차고선) 야, 내가 니랑 통성명까지 해야하냐?
덜떨어진 새끼... 여기가 어딘지나 알고 온거냐고. (쯧, 혀를 차며 너를 위협한다.)
 
칼릭스 일라이자:.... (멀뚱.. 걷어차진 이젤을 수습하고서) 이젤을 포함해서 사람이 쓰는 물건을 함부로 다루면 안된다.
뭔가 내가 오면 안되는 이유라도...
 
유다 데미드리오:어쩌라고 (네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며) 야, 난 그런거 일일히 알려줄 생각 없어.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건, 단 하나야.
(네 어깨 위에 손을 툭 얹으며) 내가 네놈새끼 편하게 그림그리는 꼬라지 못 보겠으니 존나 불편하게 만들어주마.
 
그는 그리 선언하고선, 야무지게 발로 물통도 걷어차고 나갑니다.
 
도대체 무슨 악감정이 있어 저렇게 재수 없게 구는 걸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음... 이거 치워야겠군... 아련하게 물통 보며...다시 물통을 세웁니다...)
 
폭풍 같은 그가 지나가고... 다시 얼마 지나지 않아
 
가벼운 노크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립니다.
 
사용인: 좋은 저녁입니다, 칼릭스님. 식사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방으로 가져다 먹을지, 주인어른과 함께 먹을지 물어보러 온 듯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눈깜빡..) 둘다 상관은 없습니다만, 주인어른분 편하신대로 해달라고 전해주십시오.
아, 그리고... (생각났는지) 아까 실수로 물통을 쏟아버려서. 걸레를 좀...
 
사용인: 아, 그런 건 저희를 부르시면 치우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인이 돌아가자 다른 사람들이 분주히 방을 치웁니다.
 
이어, 이왕 첫날이니 같이 먹고싶다는 주인어른의 말을 사용인이 전해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흠.. 방을 치우는 중이니 아무래도 방에선 먹을 수 없을거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고 식사를 하러 내려갑니다)
 
안내를 받으며 식당에 들어섭니다.
 
식당에는 주인어른만이 앉아있습니다. 그 '도련님'은 없는걸까요?
 
주인어른: 아, 어서오시죠, 칼릭스씨. 식사가 입맛에 맞으시길 바랍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간단하지만 예의바르게 인사하고는 맞은편에 앉습니다)
 
식탁에는 벌써 칼릭스 몫의 음식이 놓여있습니다.
 
주인어른: 단 둘이서 먹는거라 부담스러우실 지도 모르겠군요. (머쓱하게 웃어보이며) 원래 아들이 있긴 한데, 그녀석은 자기 혼자 먹는 것을 좋아해서요.
 
칼릭스 일라이자:아. (그제야 방금 봤던 남자를 떠올린다. 지금 보자니 역시 그쪽이 소문의 도련님이었나 싶어) 안그래도 짧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금 보니 많이 닮으셨습니다. (머쓱하지 않도록 마주 좋게 미소짓는다.) 같이 식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주인어른: 벌써 만나보셨나보군요…(제 아들의 성미를 아는지 표정이 어두워진다. 화제를 돌리려는 듯) 큼, 아, 방은 어떻게 좀 편하신지 모르겠군요.
 
칼릭스 일라이자:? (묘하게 어두워진 표정에 왜 어두워졌는지 눈치를 못채고 눈을 깜빡이다가) 아... 물론입니다. 아무래도 좋은 저택인지라.
 
다행이라는 말과 함께 정적이 이어집니다.
 
 
어색한 듯 어색하지 않은 식사가 간결하게 종료됩니다.
 
칼릭스는 방으로 되돌아옵니다.
 
: 작업을 이어할까요?
 
칼릭스 일라이자:(가보자고)
 
칼릭스는 열심히 그림을 그립니다.
 
정신 없이 그리다보니 시간은 흘러 흘러,
 
종이 10번 울리네요.
 
벌써 열시인가 봅니다.
 
사용인들도 모두 사용인 구획으로 돌아가는 듯 하네요.
 
칼릭스도 슬슬 잠들어야겠죠.
 
칼릭스 일라이자:(벌써 열시구나... 잘 채비를 하고 눕습니다)
 
칼릭스는 이제 잘 준비를 합니다.
 
아침부터 먼 거리를 이동했으니 피곤할지도 모릅니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어색한 생활 반경,
 
괜히 외부인에게 심술 맞게 구는(사실 그냥 심술 맞을지도 모르는) 도련님
 
친절하지만 기묘한 생활규칙을 제시하는 사람들..
 
이상하게 오늘 하루는 고단한 기분입니다.
 
하루종일 커튼을 쳐 놓으니 이제 바깥의 시간이 잘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칼릭스가 어디를 가서 이런 호사를 누리겠어요?
 
비록 돈이 목적은 아니지만 이 행운이 둘도 없을 거라는 건 분명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합시다.
 
피로가 쌓인 칼릭스는, 이만 푹신한 침대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칼릭스는 잠결에 인기척을 느꼈지만, 피로감에 억눌려 그대로 다시 잠들어버립니다.
 
낡이 밝으면 칼릭스는 찌뿌둥한 몸을 일으킵니다.
 
따스한 아침 햇살 같은 건 두꺼운 커튼 탓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기껏해야 커튼 끝자락 너머로 희미하게 들어오는 밝은 빛이 아침임을 증명합니다.
 
푹신한 침대 시트 위에서 청한 잠이지만, 썩 기분 좋은 기상은 아닌 것 같아요.
 
잠기운을 떨치고 몸을 일으키면 칼릭스의 눈에는 황당한 풍경이 먼저 들어옵니다.
 
어젯밤 작업했던 그림이 그려진 캔버스가…
 
찢어져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눈 꿈뻑...)
(눈... 비비적)
..?
(눈 꿈뻑..)
 
아무리 비비고 떠봐도 찢어진 캔버스 그대로입니다.
 
: 캔버스를 살펴볼까요?
 
칼릭스 일라이자:(하.. 황당하네)
(캔버스를 살펴봅니다)
 
날카로운 것으로 난도질한 것만 같습니다.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간 부분이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으로.
 
많이도 그었네요.
 
셀 수도 없을 정도의 직선으로 그은 구멍이 가득합니다.
 
렇게 찢어져 있다면 같은 캔버스로는 작업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누가?
 
칼릭스 일라이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칼릭스는 자신을 미워하던 도련님이 그런 것이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
(약간 살인욕구가 들었으나 참습니다)
 
편하게 그림그리는 꼬라지 못 보겠으니 존나 불편하게 만들어주마.
 
칼릭스는 어쩐지 길을 잘못 든 것만 같습니다.
 
그 외에 방에 다른 문제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종이 여덟 번 울립니다.
 
곧 식사 시간이라며 사용인이 데리러 오겠죠.
 
아무래도 주인어른이나 사용인에게 말해 새 캔버스를 받아야겠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흐음... 머리를 꾹꾹 눌렀다가 옷을 챙겨입는다)
 
-
 
아침 식사를 위해 준비를 마치고 객실에서 나오면 사용인이 꾸벅 인사를 합니다.
 
사용인: 잠은 편히 주무셨습니까?
 
: 식당까지 이동하며 약간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생략가능)
 
칼릭스 일라이자:으음, 침대가 좋아 무리는 없었습니다만... (가볍게 인사하고 따라 걸으며) 자는 도중 누군가 방에 들어온 듯 합니다.
 
사용인: (칼릭스의 말에 의아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방에 누가 들어왔다고요…?
혹시, 도둑이라도 드신겁니까?
 
칼릭스 일라이자:음, 딱히 도둑맞은 건 없고... 캔버스가 찢어져있었습니다.
 
사용인: 캔버스요? 아…
 
얼굴에 의아함이 감돌던 사용인은 알 것 같단 표정을 짓습니다.
 
사용인: (아주 약간 딱한 표정으로 칼릭스를 보며) 그럼 새 캔버스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저 눈빛...
 
도련님께 미운털이 박힌 것 같으니 힘내라는 눈빛이 분명합니다..
 
식당에 도착하면 간단한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주인어른도 있나? 봄)
 
역시나 자리에는 주인어른뿐입니다.
 
칼릭스를 반기며 입을 뗍니다.
 
주인어른: 좋은 아침이군요,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았습니까?
 
칼릭스 일라이자:(짧게 예의바른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잠자리가 좋아 잘 잤습니다.
 
주인어른: 다행이네요. 간간히 오는 분 중에선 영 적응을 못하시는 분들도 계셔서요. (먼저 한 입, 음식을 넘기곤) 어떻게, 그림은 좀 그려지십니까?
 
칼릭스 일라이자:(먼저 한 입 하는 걸 보고 그제야 수저를 들어 음식을 입에 넣었다. 질문에 음식을 삼키고 잠깐 고민하듯 생각하다가) ...으음. 자는 사이 누군가 캔버스를 찢어놓은 바람에 처음부터 작업해야할 성 싶습니다.
 
주인어른: (네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누가 그랬는지 범인을 찾아내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주인어른은 칼릭스의 기분이 상하진 않았는지 살피기도 합니다.
 
범인이 도련님이라는 건 모르는걸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아무리 의심된다고 해도 증거도 없는데 다짜고짜 그가 찢었다고 할 순 없지.. 싶어 음식이나 입에 넣고 우물거리다가 삼키고) 참... 혹시 아드님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까?
 
칼릭스의 질문에 물어볼 줄 알았다는 기색입니다.
 
주인어른: (팔꿈치를 식탁에 올리곤, 손깍지를 낀 채 잠시 생각하더니) 그 아이, 그러니까 제 아들 유다 데미드리오는... 조금 짖궂은 구석이 있죠.
 
…그게 조금이요?
 
칼릭스의 생각관 무관하게 유다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주인어른: 그 아이는 그저... 사춘기가 좀 늦게 온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죠. (황급히 말을 붙이며) 다 큰 녀석에게 무슨 사춘기인가 싶겠지만, 예전엔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아들바보군...)
 
주인어른: 몇 년 전부터, 이 저택을 나가고 싶어하다 못해,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하더군요.
유다는 몸이 약한 편이라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나가려는 걸 말리다보니... 자꾸만 타인과 마찰이 생겨 결국은 혼자 있는 걸 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허약...?
 
칼릭스는 유다가 그렇게 허약한 체질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느낍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허약..?)
 
이 사람들… 허약의 단어를 모르는게 아닐까요?
 
주인어른: 계속 혼자 있어서 그런지 자꾸 다른 사람들도 유다에 대해 수근거리더군요. 자식이 뒷말을 듣는데 좋을 부모가 어디있겠습니까. (한숨을 쉬고선) 제가 아무리 타일러 봐도 바뀌질 않으니...
미칠 것 같은 사람은 제 쪽 같기도 합니다. (근심어린 표정이었다가 이내 훌훌 털듯 가볍게 고갤 저으며) 아, 그래도 사용인을 괴롭히거나 그림을 망가트리는 행동은 곧 나아지지 않을까 싶네요.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결국 예술을 사랑하게 되니, 아마 그 아이도 칼릭스씨의 그림을 보면 감명을 받아 달라지지 않을까요?
 
즉, 주인어른은 칼릭스의 그림으로 아들의 성격을 개조시켜보겠단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거... 기대를 정말 거하게 받네요
 
칼릭스 일라이자:흠.. (여기 사람들은 예술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생각하면서 식기를 잠깐 내려놓고) 제가 그렇게 바꿀 수 있...다곤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보아하니 나이대도 비슷한 듯해 사이가 좋아진다면 저도 좋을겁니다.
 
주인어른: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부디 그랬으면 좋겠군요. (말에 간절함이 실려있는 기색이다.) 제가 그 아이에 대해 말할 것은 이것이 전부입니다만... 아, 괜찮으시다면 재밌는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재미있는 이야기..? (눈을 깜빡이며 무언가, 궁금한지 되묻는다)
 
주인어른: (잠시 물을 마시곤) …윙쿨룸의 저택은 적어도 한 세기동안의 역사를 안고 있지요. 놀랍게도, 이 저택은 소원을 이루어준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소원...을 말입니까?
 
주인어른: 네, 소원이요. 제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을 했었던가요? (잠시 첫날의 기억을 되짚으려는지 생각하는 기색이다 말을 이으며) 윙쿨룸은 소망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윙쿨룸을 사랑하고, 윙쿨룸도 우리를 사랑하지요. 특히나 이곳에서 태어난 것, 만들어진 것은 각별히 아껴줍니다.
유다도 몸이 저렇게 약하지만 저택 안에서는 건강하게 지낼 수 있지요. (아들 이야기에 자연스레 미소를 짓는다.)
칼릭스씨를 마중 나가지 못한 것은 윙쿨룸의 사람들 모두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윙쿨룸 덕에 그들이 살 수 있다 말합니다.
 
주인어른: 그러니 우리는 윙쿨룸을 사랑하지요.
 
칼릭스 일라이자:재밌는 이야기군요. (별종이군. 짧게생각하며)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좋아하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인어른: 칼릭스씨도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야기가 끝나자, 어느새 종이 울립니다.
 
주인어른이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사용인들에게 요청하라 말합니다.
 
칼릭스도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하러 갈 수 있습니다만,
 
식당을 벗어나면 마침 사용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용인: 새 캔버스를 가져다 놓았습니다. 지금 바로 작업하시겠습니까?
 
벌써 이틀 째인데 아직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상황이니,
 
미리 작업해두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하긴... 아예 다시 그려야하는 상황이니.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방으로 갑니다)
 
칼릭스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방에 들어오면,
 
유다가 침대에 앉아 있습니다.
 
다소 불량한 자세로 붓 하나를 빙빙 손가락 사이로 돌리기도 합니다.
 
이젤 위에는 사용인이 가져다 놓은 것인지 새 캔버스가 놓여 있습니다.
 
다행히 아직 '누군가' 망가뜨리기 전입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려보는 중)
 
칼릭스 일라이자:.... (눈 꿈뻑이면서 보는중..)
 
말을 하지 않고 노려보나, 내 집에서 내가 돌아다니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태도입니다.
 
유다 데미드리오:(턱짓으로 캔버스를 가리키며) 야, 눈깔고 그림이나 그려
 
칼릭스 일라이자:그렇군... (왜 여기있나 의문이었는데 확실히... 혼자 납득했다가) 음?
그림,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잠깐 생각하다가...) 아. 혹시 나랑 친해지고 싶은건가?
 
유다 데미드리오:(네 말에 인상을 팍 쓰고선 버럭 소리를 친다) 야! 내가 너랑 친해지러 왔겠냐? 이거 똘추아냐 썅...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던 붓을 침대 프레임 모서리에 꽂자, 쾅 소리와 함께 붓이 부러집니다.
 
저게, 허약이라고요?
 
유다 데미드리오:(부러진 붓을 내던지며) 니 새끼가 얼마나 잘 그리는지 구경하러 왔다. 됐냐?
 
칼릭스 일라이자:그림그리라고 하면서 붓을 부러뜨리면 어떡하지
 
유다 데미드리오:또 있을거 아냐. 거지냐?
 
칼릭스 일라이자:흠... (여하튼 캔버스 앞에 앉음..)
 
뻔뻔한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칼릭스는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합니다.
 
뒤에서 노려보는 시선이.. 따갑네요...
 
칼릭스 일라이자:(먹금하고 색을 섞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붓에 물감을 묻히고 캔버스 위에 올리자마자,
 
유다가 팔을 툭 칩니다.
 
대각선으로 쭈욱 붓자국이 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유다쪽 봄)
 
유다 데미드리오:구경났냐?
 
칼릭스 일라이자:구경하는건 네 쪽이긴 하다만...
 
유다 데미드리오:구경은 나만 하니 넌 그림이나 그려. (칼릭스의 머리채를 턱 잡고 쓱 캔버스로 옮겨준다.)
 
칼릭스 일라이자:(뚱한 얼굴로 다시 붓질 슥슥하다가) 참, 묻고싶었던 게 있는데.
 
칼릭스를 괴롭히려던 손이 다시 내려갑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왜 내가 네놈 질문을 들어줘야 하지?
 
칼릭스 일라이자:(먹금하고) 오늘 아침, 자고 일어나니 캔버스가 죄 찢겨있더군 네 짓인가?
 
유다 데미드리오:(네 말에 어깰 으쓱이며) 내가 어떻게 아냐? 애초에 내 짓이면 어쩌게. 증거 있어?
 
칼릭스 일라이자:.... (붓질을 멈추고 눈을 가늘게 뜨고 네 쪽을 봤다가 다시 시선을 돌리고 붓질을 시작한다.) 만에 하나 아니라면 억울할테니까 물어본거다. 아니라면 됐다.
 
유다 데미드리오:실 없는 새끼
 
그리 말하며 방금 전과 같이 칼릭스의 일을 방해합니다.
 
심지어는 물감 묻은 붓으로 칼릭스의 얼굴에 슥슥 그리기도 합니다.
 
말로도 집적거립니다.
 
신경쓰지 말고 그림이나 그려라, 거긴 이 색을 써라…
 
그가 고른 색은 속히 말해 지옥의 색.
 
오페라, 시안, 레몬옐로우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말 없이 붓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유다를 본다)
 
자리에서 일어난 당신을 보지만 꿀릴 것이 없다는 듯 당당한 태도입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뭐, 왜 한 대 치기라도 하게?
 
칼릭스 일라이자:(어깨를 잡고 그대로 힘을 주어 침대에 밀어 넘어뜨린다)
(이불로 돌돌 말아서 묶어버리고)
(끈으로 밀봉함)
 
유다 데미드리오:(방심한 순간 묶여 얼빠진 얼굴로 널 본다) ...……
 
칼릭스 일라이자:됐다. (침대 구석에 밀어놓고 다시 앉아서 그림그립니다)
 
뒤편에서 바락바락 소리지르는 말이 들려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먹금하면서 그림그립니다 쾌적하네요)
 
조금만 신경 쓰면 그 분노의 찬 말의 상당수가 욕설입니다.
 
어쩜 저렇게 도련님이란 사람이 욕을 배워온걸까요
 
: 어긋난 그림을 수정하려면 <예술(그림)> 판정
 
칼릭스 일라이자:
예술(그림)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다행히 이런 어긋난 붓칠은 화가로써 경험해 본 적 있습니다.
 
열심히 수정하자, 티가 잘 나지 않네요.
 
음, 만족스럽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뿌듯)
 
그도 지쳤는지 어느새 조용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조금 순순해졌군 (그제야 유다 쪽을 봅니다)
 
칼릭스가 유다 쪽을 보자...
 
유다 데미드리오:
근력
기준치: 90/45/18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불과 끈을 힘으로 쥐어 뜯는 모습을 봅니다...
 
...허약?
 
칼릭스 일라이자:병약하다매
 
유다 데미드리오:씨이발 닌 뒤졌어 새꺄
(어느새 다 풀어 해친 채로 네게 저벅저벅 걸어와) 이 개씨발 호로잡놈이..
 
분노에 휩싸인 채 걸어온 그는 냅다 이젤을 걷어찹니다.
 
첫날의 모습이 생각나며, 데자부가 느껴지네요
 
칼릭스 일라이자:(흠....)
우선 진정해라 그.. 도련님? (뭐라고 불러야할지 감이 안잡힘)
 
유다 데미드리오:(이젤을 걷어찬 뒤 네 다리 사이, 의자에 발을 콱 올리고선)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
난 외지인이 존—나 싫거든? 그림도 싫어. 그런데 지금 그 두 개를 다한 놈이 날 꽁꽁 묶어 던져두기도 했네?
 
칼릭스 일라이자:미안하지만 네가 옆에서 방해를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전혀 안미안한 얼굴로 올려다보며)
 
유다 데미드리오:미안해? 그럼 이제 내가 어떻게 할 것 같냐. (우두둑, 손을 푸는 뼛소리가 방을 울린다.)
 
칼릭스 일라이자:글쎄... (눈 꿈뻑이며 진짜로 잠깐 생각하다가) 얌전히 자리에 앉아서 다시 그림 구경을 한다?
 
유다 데미드리오:아니? 한대 친다.
근접전(격투)
기준치: 85/42/17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칼릭스 일라이자:(피함)
 
분노에 눈이 먼 주먹질은 다행히 칼릭스가 피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역시 도련님이다 보니... 몸싸움은 못하는 걸까요?
 
칼릭스 일라이자:폭력은 좋지 않다.
방해하지 않으면 내가 널 묶어둘 일도 없었지 않나? (근데 계속 방해할거같은데... 이젠 뭐로 묶어야하나 생각함)
 
유다 데미드리오:방해 안하는 방법 알려줄까?
 
칼릭스 일라이자:?
 
유다 데미드리오:(칼릭스의 짐을 가리키며) 니새끼가 그림 그리기 포기하고 돌아가는거다.
 
칼릭스 일라이자:그건, 음... (잠깐 생각하다가) 곤란하다. 이미 네 아버님과 그림을 그리기로 약속했으니까.
역시.. 네가 묶여있는 편이 서로에게 좋을거같은데.
 
유다 데미드리오:아니, 걍 못 그리겠다 하고 꺼지라고. 내 말 못알아들어? 눈치 뒤졌냐? (칼릭스의 머리를 검지로 툭툭 친다.)
 
칼릭스 일라이자:거짓말을 내가... 왜 해야하지? (진짜 이해를 못한 얼굴로 툭툭 치는 손을 붙잡고) 왜 그렇게까지 그림을 못 그리게 하려는 건지 이유라도 있나?
 
유다 데미드리오:(손이 붙잡히자 인상이 더더욱 험악해지며) …그림이 존나 역겹게 싫거든. 그러니까 내가 네놈 그림을 방해하는 거 아니겠어?
 
칼릭스 일라이자:그러니까. 역겨울정도로 싫은 이유가 따로 있을거 아닌가? (험악해진 것도 모르고 계속 잡은채로 올려다본다)
 
그는 물음에 한참 뚱하게 있다가 대답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실제로 볼 수 있는걸 왜 그딴 평면에 가두는 지도 이해 못하겠고 짜가를 왜 쳐보고 살아야 하는데. 싫어하는게 당연한거 아니냐? (몸을 일으켜 자세를 바로한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그렇군 (이해는 못하겠지만 어쨌든 호응해주고는) 근데, 그게 굳이 내 방까지 손수 찾아와서 방해하고 골탕먹일 이유가 되나?
 
유다 데미드리오:당연하지. 네놈이 그림을 완성하면 또 그 좆같은 걸 새로 쳐다봐야 한다는 소리잖아. (팔짱을 낀 채로) 더이상 그림은 눈에도 들이고 싶지 않아.
 
진정했는지, 다른 의자를 거의 내팽겨치다 싶이 가져온 유다는 칼릭스의 옆에 앉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럼 나 가고 그걸 부수던가, 찢으면 되는거 아닌가? (옆에 앉은걸 네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보며) 이야길 들어보니 전에도 비슷한 짓을 했다는 거 같은데.
 
유다 데미드리오:애초에 완성을 하면 그걸 내가 본 후에 부숴야하잖아. 그게 싫다고. 말귀 못 알아먹네 이새끼 (네 의자 다리를 발로 툭툭 치는 폼이 여전히 그림을 방해할 생각임을 드러낸다.)
하, 됐고 야. 니 그림 못그릴 만큼 재밌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 (행동의 방해가 안 먹히자 말로 방해할 생각인지 먼저 제시한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런건가..? (저는 영 이해못할 것이라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생각하다가) 네 아버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이야기 한번 참 좋아하는군. 어차피 그릴 생각이긴 하지만, (그러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유다 데미드리오:아이 씹 그리지 말라고 (한 번 더 거하게 의자다릴 차고선) …여기 저택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면 뒈진다? 존나 흥미롭지?
 
이어서 유다가 질문을 던집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자, 여기서 퀴즈다 덜 떨어진 놈아.
닭이 먼저일 것 같냐, 달걀이 먼저일 것 같냐?
 
칼릭스 일라이자:...? (네 말을 이해하기가 힘든지 미간을 찡그린다. 농담이라 치부하기에도 다소 질이 나쁜듯 했고. 그러나 이어지는 질문에 눈을 깜빡이다가) 병아리가 먼저일 거 같다.
 
유다 데미드리오:(네 답변에 어이없어하다) 좋아, 그럼 이해하기 쉽게 제대로 말해준다.
우리가 병이 있고, 저택이 우리를 너무너무 사랑해서 이 안에서만 살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이건 저택 덕분에 살고 있는 걸까, 저택 때문에 뒈지는 걸까?
 
칼릭스 일라이자:음........ 더 이해하기가 힘들군.
그건 마치... 진짜로 이 저택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면 죽는다는 것 같지 않나?
 
유다 데미드리오:(네 반응에 고개를 설레 저으며) 어휴 됐다, 이런 똘추를 두고 내가 뭘 물어보고 있나.
말귀 못 알아먹는 새끼같으니…
 
칼릭스 일라이자:(깜빡...) 네가...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하니까.
뭔가 의미가 있는거라면 납득할 수 있도록 생각해보겠다.
 
유다 데미드리오:……
 
답을 가르쳐주지 않은 채, 침묵하던 그가 벌떡 일어섭니다.
 
이어 뎅, 뎅, 뎅—
 
종이 여섯번 울립니다.
 
벌써 여섯시네요.
 
유다 데미드리오:야, 재미없는 새끼. (네 다릴 툭 치며) 나 갈테니까 나 없는 사이에 그림 완성하지마라? 죽여버린다.
 
칼릭스 일라이자:미안하다. (멀뚱히 올려다보며) 그림은 그렇게 뚝딱 완성되지 않는다. oO(계속 진행은 할거지만.)
 
유다 데미드리오:아 하지 말라고.
 
다시 한 번, 으름장을 놓은 그가 터벅터벅 밖으로 향합니다.
 
유다가 나간 방, 칼릭스는 바닥에서 열쇠 하나가 떨어진 것을 발견합니다.
 
열쇠 겉면에는 ‘회랑’이라 적혀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주워서 확인하고는 나중에 돌려줘야겠다, 생각하며 주머니에 넣는다)
 
일단 칼릭스는 작업을 멈춘 뒤, 저녁식사를 위해 행동합니다.
 
: 칼릭스는 저녁 식사 후 저택 탐사를 이어갑니다.
 
식사를 마친 칼릭스가 나오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현관문 바로 맞은편에 있고,
 
욕실이나 여러 객실, 주인어른의 방, 공부방 등이 보입니다.
 
대부분 문이 잠겨있거나 주인이 있는 방인지라 들어가기 난감한 곳뿐입니다.
 
하지만 유다가 떨어트리고 간 회랑의 열쇠는 칼릭스에게 있으니
 
회랑은 구경해 볼 수 있겠네요.
 
: 회랑 진입이 가능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주인한테 돌려줘야할텐데 난감하군.... 들어가도 되는걸까......)
 
계속 의미심장한 말을 하던 그 '도련님'이 흘리고 간 열쇠...
 
나름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요?
 
칼릭스 일라이자:
rolling 1d2 1들어간다 2주인을찾는다
 
(
1
 
)
 
 
=
1
(음 조금 양심에 찔리지만 들어갈까)
(회랑 문을 열어봅니다)
 
- 회랑
 
유다가 흘린 열쇠로 문을 엽니다.
 
들어가보면 역시나 모든 창문에는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긴 회랑의 벽면 가득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대체로 이런 곳에는 조상의 초상을 걸어두고는 하죠.
 
윙쿨룸의 저택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있었는지 가늠이 가기도 합니다.
 
벽을 가득 채운 초상화는 위엄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붉은 커튼벽들 사이로 몇 십 쌍의 눈이 이질적이기도 하고, 소름이 돋기도 합니다.
 
초상화만 기이할 정도로 가득 있어서 그럴까요?
 
칼릭스는 이 회랑에 자신밖에 없는데도, 수십 명의 인기척을 느낍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음 역시 주인한테 돌려줄걸 그랬나)
 
: 소모 없음
 
칼릭스가 들어온 문 바로 왼쪽에는 문만한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초상화를 구경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림을 구경하던 중, 초상화의 오른쪽 모서리에 난 열쇠 구멍을 발견합니다.
 
열쇠구멍이 회랑의 열쇠와 동일하네요.
 
칼릭스 일라이자:(어라라... 끼워봅니다)
 
열쇠를 끼워보자, 작은 방이 나옵니다.
 
벽면에는 하나의 그림만이 장식되어있네요.
 
작품명은 「윙쿨룸의 초대 주인을 기리며」,
 
아무래도 이 그림 속 인물이 초대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세월이 아주 오래 되었을텐데도, 그림은 몹시도 생생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이거 들어가봐도 되는건가? 고민하며 그림감상함)
 
칼릭스 일라이자:
예술(그림)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8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방금… 뭔가 눈이 마주친 것 같기도 합니다.
 
…..
 
칼릭스 일라이자:...? (빤..)
 
이건 분명히 기우여야 할텐데, 이상하게, 회랑의 그림들을 바라보면
 
꼭 그림 속 인물들과 하나하나 시선이 맞닿는 기분이 듭니다.
 
이질감이 듭니다.
 
뒤를 돌면 아무도 없는데도 누군가가 자신을 관찰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기이한 기분에 고개를 갸웃이더니 눈을 꿈뻑이며...) 슬슬 나갈까..
 
나가려던 칼릭스의 귓가에 찰칵, 소리가 납니다.
 
자세히 보니, 초대의 그림이 걸려진 벽면의 틈새가 벌어져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갑자기 혼자 소리가 난다니, 그림이 헐겁게 걸려있었나? 싶어 다시 걸고자 그림을 들어본다)
 
그림에 손을 대자, 벽면이 부드럽게 당겨집니다.
 
이건… 말로만 들었던 저택 비밀의 방인걸까요?
 
벽 안 쪽에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어라........내려가도 되는건가? 고민하면서 보다가...내려갑니다)
 
내려가기 전, 어두우니 램프 같은 것이라도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이곳에는 램프가 많습니다.
 
주변 아무거나 가져가도 되겠네요.
 
칼릭스 일라이자:(램프 하나 들고 내려갑니다)
 
꽤 길게 내려갑니다.
 
가장 아래까지 닿으면 열린 입구가 보입니다.
 
천장에서 목까지 닿을 정도의 길이로 천이 커튼처럼 쳐져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윗층의 회랑보다 조금 작은 공간이 펼쳐져 있습니다만,
 
바닥에 깔린 양초들 때문에 비교적 밝은 편입니다.
 
이곳에도 수많은 초상화가 벽에 액자로 걸려 있습니다.
 
다만, 모두 어딘가 익숙한 얼굴입니다.
 
: 바닥에 깔린 양초들수많은 초상화를 살필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양초들을 먼저 본다)
 
[바닥의 양초]
 
규칙적인 간격을 두고 양초가 깔려 있습니다.
 
길이가 긴 것, 짧은 것, 거의 다 녹은 것으로 다양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촛농 자국을 보면 몇 번이고 반복한 것 같습니다.
 
양초로 그린 원 중앙에는 물이 담긴 접시가 있습니다.
 
접시 안에 촛대를 두었고, 촛대에는 또 양초가 꽂혀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oO(되게... 요상한 의식을 한 것 처럼 생겼군..)
(초상화를 본다)
 
칼릭스 일라이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들은 모두 저택 안의 사람들의 얼굴입니다.
 
주인어른부터 몇 번 마주친 사용인들의 초상화까지 즐비합니다.
 
윗층은 모두 조상들의 초상화라고 해도,
 
왜 사용인들의 초상화까지 이곳에 보관하고 있는 걸까요?
 
문득, 칼릭스는 반대편 벽에서 유독 상태가 좋지 않은 액자를 발견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이건 왜 이렇게 낡은거지... (낡은 액자 봅니다)
 
[망가진 액자]
 
누군가가 일부러 찢은 것처럼 얼굴이 날카로운 것으로 난도질 당해있습니다.
 
소생 불가능할 정도로 구멍을 뚫거나, 물감을 긁어내기도 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oO(이것도 그 도련님 짓인가..)
 
훼손이 너무 심하게 되어있어서 잘 모르겠네요.
 
이것도 누군가의 얼굴이었을까요?
 
뎅, 뎅. 어느새 종이 울립니다.
 
아마 다들 하루를 마감하기 시작했겠죠.
 
의문감은 여전히 남지만, 방으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무리 생각해도 이럴사람은 한명뿐인데. 생각하면서 방으로 돌아갑니다)
 
옥수 (GM):
(To GM)rolling 1D100<80
 
(
28
 
)
 
 
=
1 Success
 
(To GM): 은밀행동 성공
 
칼릭스는 잠결에 누군가가 방을 빠져나가는 것을 본 것 같습니다.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또 캔버스가 난도질당한 상태로 엉망입니다.
 
바닥에는 물감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방금 빠져나간 사람이 범인이라면, 멀리 가지 못했을 겁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멀끔 캔버스 봤다가 일어나서 잡으러 뛰어갑니다)
 
칼릭스가 방에서 나오면 복도 너머로 걸어가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잡으러 쫓아가보니, 범인이라 생각했던 유다가 보입니다.
 
물론 유다도 당신을 보고 그대로 도망치려하네요.
 
칼릭스 일라이자:(ㅋㅋ잡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다 데미드리오:(아 ㅋ)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칼릭스 일라이자:(튀어야하는데 걸어가네)
 
칼릭스는 수월하게 유다의 팔을 잡습니다.
 
잡힌 유다가 붙잡힌 손을 떨쳐내며
 
역으로 칼릭스에게 화냅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 씨발 너 그림 작작 그리고 꺼지라고.
 
칼릭스 일라이자:(눈깜빡...이며) 제대로 설명을 해 줘야 납득을 할 것 아닌가. 이런식으로 억지를 써봤자...
 
유다 데미드리오:하.. 이쯤 되면 여기가 돌아버린 곳인 건 눈치챌 때도 됐지 않냐? (잠시 관자놀이를 꾹 누르다) 야, 목숨 아깝고 뒈지기 싫으면 아가리 닥치고 여기서 나가.
여기 이 좆같은 윙쿨룸에 대한 건 다 잊고 꺼지라고. 씨발.... 꼭 이렇게 말을 해야 하는새끼는 처음이네.
해 뜨기 전에 꺼져라. 그 후에도 남아있음 넌 진짜 뒤진다 (힘껏 칼릭스를 밀친 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유다는 가버립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잠깐, 그대로 가버리면 어떡하지? (따라갑니다;)
 
복도 끝으로 사라지는 유다를 쫓아가보지만,
 
커튼으로 별빛마저 차단된 칠흑 같은 어둠 탓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 추적, 듣기, 관찰력 어려움 이상으로 쫓아갈 순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
 
: ?
 
저렇게 의미모를 말들만 하고 가면 어쩝니까?
 
어쨌든 자신의 그림을 망친 건 저녀석이니 한소리 해야겠단 의지로
 
어두운 복도를 헤치며 그를 쫓습니다.
 
쫓아오는 칼릭스를 흘끔 본 유다가
 
방문을 닫다 못해, 대놓고 철컥 소리가 나게 잠급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뭘 쫓아오고 지랄이야 썅
 
닫힌 문 틈으로 중얼거리듯 욕설이 들립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네가 의미모를 말만 하지 않았나. 걱정이라도 하는건가? 내가 싫다면서? (문 철컥철컥)
 
쾅!
 
방 안쪽에서 문을 걷어차는 소리가 들립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미쳤냐? 내가 널 왜 걱정해? (씩씩대며 말을하다) …애초에 내가 설명할 이유는 없지. 야 됐고 진짜 날
밝으면 꺼져라
 
칼릭스 일라이자:(쾅! 소리에 멈칫했다가) ................
(철컥철컥철컥)
 
유다 데미드리오:아오 썅—!!!! 잠 좀 자자 개새꺄 (열어줄 생각은 없는지 문만 쾅 침)
 
이 소란 속에서도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문 열어라. 캔버스를 저렇게 망쳐놓으면 어떡하나. (철컥철컥)
근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유다 데미드리오:다 뒤졌나보지 씨발 (버럭 들려오는 외침과 함께 긴 한숨이 문 틈새로 흘러나온다) ……어차피 완성은 절대 못하게 할거니까 포기하고 여기서 꺼지기나 해
 
칼릭스 일라이자:흠.... (이대로 문을 지지대로 막아버리고 아예 못나오게 할까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인도상 안되겠거니 싶어서 손잡이를 돌리는걸 멈추고) 나는 너를 이해를 못하겠다.
 
유다 데미드리오:누가 너더러 날 이해하래? 이해할 필요 없이 그냥 너는 뒈지기 싫으면 꺼져야 하고, 아니면 그대로 그림 완성도 못한 채 여기서 죽던가 둘 중 하나야. (반복되는 이야기에 지치는지 끝말은 점점 중얼거리는 투로 바뀌었다.)
 
칼릭스 일라이자:네가 그렇게까지 말하는 데에는 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 그러니 너를 이해하고, 내가 네 말을 듣던가, 듣지 않던가 판단할 것 아닌가?
이렇게 다짜고짜 나가라고만 하면 어리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캔버스를 자꾸 망치는 것도 곤란하고.
 
칼릭스의 말에도 방 너머는 침묵만 가득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계속 묵묵부답이었다가) 그래, 딱 한 번만 알려준다. 애초에 나도 자세한 건 몰라.
그래도 네놈이 그 그림을 완성하면 존나 위험해지고 여기있는 또라이들만 좋은 짓 하는 거니까 그리지 말고 꺼지라고. 알겠냐?
난 진짜 더 이상 할 말 없으니까 네 그 똘추같은 머리나 들고 여기서 나가.
 
그런 이상한 대화 후, 문에서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대체 뭘까요, 이 저택은..
 
칼릭스 일라이자:.... (잠깐 생각하듯 문 앞에서 묵묵하게 서있다가 다시 제 방으로 돌아옵니다)
 
-
 
전날 거의 잠을 설친 칼릭스는 바이올린 소리에 눈을 뜹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예술(그림) Roll
기준치: 85/42/17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정적인 분위기가 어쩐지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도 하고, 벅차게 하기도 합니다.
 
오페라 『조반나 다르코』의 아리아,
 
Sempre all'alba ed alla sera입니다.
 
조반나(잔 다르크)가 성모상 앞에서 자신이 무기를 들고 나가
 
싸울 용기와 힘을 달라 기도하는 내용이었죠.
 
자연스레 머리속에 떠올린 음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언제나 당신은 자격 없는 저에게 당신의 자비로우신 마음을 열어주십니다,
 
언젠가 당신이 검 한 자루와 투구 하나를 제게 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여전히 햇살 따위 드리우지 않는 갑갑한 객실 안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흠..)
 
지난 밤의 소란이 꿈이 아니라는 듯 이젤 위의 캔버스는
 
악의 넘치게 난도질 당해 있습니다.
 
연주 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보니 2층 어딘가에서
 
누군가 연주하고 있는 듯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밖으로 나가본다)
 
칼릭스가 복도로 나가면 앞을 지나가던 사용인이 꾸벅 인사를 합니다.
 
사용인: 좋은 아침입니다, 칼릭스님. 평안히 주무셨나요?
 
칼릭스 일라이자:(어제 그 소란이 있었는데 안들린건가? 의문감을 문득 지우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 연주는 누가 하는겁니까? 좋은 연주군요.
 
사용인: 아, 2층의 공부방에서 도련님이 연주하고 계세요. 아마 오전 내내 연주하고 계시겠네요!
 
그렇게 말한 사용인은 당신에게 꾸벅 인사한 뒤, 자리를 뜹니다.
 
오전 내내 연주한다...
 
그렇다는 말은, 유다의 방이 지금은 비어있다는 뜻입니다.
 
대체 왜 뭘 보고 그렇게 구는지 그의 방에 가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칼릭스 일라이자:(남의 방을 뒤지는건... 예의가 아니지만. 아무래도 찝찝하니 가봅니다)
 
칼릭스는 연주 소리를 뒤로 하고 유다의 방으로 향합니다.
 
방은 잠겨있지 않고 열려 있습니다.
 
내부는 잘 정리되어 있어 무언가를 건드리면 쉽게 티가 날 정도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조심해야겠군...)
 
역시나 커튼이 쳐져 있고,
 
둘러볼만한 것은 책상에 높게 쌓인 책들과 서랍 정도입니다.
 
: 높게 쌓인 책들과 서랍을 살필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높게 쌓인 책을 본다)
 
높게 쌓아 올려진 책 중 한 권을 열어 살펴봅니다.
 
여러 번 펼친 부분이 있는지 3분의 2 지점으로 책장이 넘어갑니다.
 
안에는 기묘한 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것”은 사람을 닮았습니다.
 
팔다리가 길쭉길쭉한데,
 
유독 팔이 이상할 정도로 길어 어깨부터 발 끝까지 쭉 내려옵니다.
 
손바닥은 물갈퀴처럼 생겼습니다.
 
뒷통수가 비정상적으로 툭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 기묘한 것은 뭐죠?
 
칼릭스 일라이자: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D2 감소
 
칼릭스 일라이자:2
........(이건뭐지? 끔찍한그림이다)
(제자리에 책을 놓고 서랍을 열어봅니다)
 
서랍 안에는 가죽커버로 된 노트가 보입니다.
 
일기처럼 보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남의 일기를 읽어봐도 되나? 좀 길게고민...하다가)
(펴봅니다)
....(마지막 내용은 내 이야기인가? 눈깜빡)
 
일기를 읽고나면 뒤쪽에서 잘 접힌 종이 한 장이 바닥으로 떨어져 나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주워본다)
 
 
고이 접은 종이는 일기의 필체와 같습니다.
 
꾹꾹 눌러 쓴 잉크자국이 선연합니다.
 
이것은 마치 유서처럼 보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SAN Roll
기준치: 78/39/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 감소
 
소원을 들어주는 저택.
 
저택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
 
차라리 죽기를 원하는 유다.
 
목성을 사랑하는 사람들.
 
윙쿨룸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건 목성 따위가 아니라 주장하는 일기 속의 유다.
 
이곳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뎅, 하고 종이 울립니다.
 
정신 차리면 어느새 연주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유다가 오기 전에 나가야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짧게 생각하다가 자신이 있던 흔적을 정리한 후 밖으로 나갑니다)
 
복도로 나온 칼릭스는 저 멀리,
 
칼릭스가 묵고 있는 게스트룸 앞에 주인어른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마침 기척을 느꼈는지 주인어른도 고개를 돌립니다.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말을 걸어옵니다.
 
주인어른: 칼릭스씨, 그림은 어디까지 진행되었습니까?
 
칼릭스 일라이자:...아. (또 다시 찢어진 캔버스를 상기하고는 곤란한 얼굴이 된다.) 음, 아무래도 본 적 없는 것을 그리는건 어렵군요. 실패해서 다시 그릴까, 싶던 중입니다.
 
주인어른: 아~…(난처한 기색으로 말을 흐리더니) 사실 내일 아주 중요한 손님이 오시는 지라 오늘 남은 시간은 작업만 하실 수 있을까요?
아, 완성을 바라는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 즉, 과정이지요.
중요한 것은 목성을 그리는 것 자체입니다.
 
그는 오늘은 하루종일 작업에 집중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듯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아까 방에서 본 일기나, 어제의 유다를 떠올리자니 미묘하게 마음에 걸려 고민 된다. 잠깐 머뭇거리다가) ...실은, 아드님께서는 어지간히 제가 마음에 드는 낌새가 아니라서...
아드님께서 그리도 싫어하시니, 어느 정도 부모된 도리로서 그를 존중해주는건 어떻습니까?
 
주인어른: 아… 집 안 문제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단호히 선을 긋고선) 제 아들이 부리는 말썽이 걱정이라면 염려 마시죠. 이번엔 절대 방해 못하도록 말리고 있을 테니 칼릭스씨는 방 안에서 그림만 그리시면 됩니다.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가 얼굴에 감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확실히, 외부인인 자신이 이런말을 하는건 주제넘을지 모르겠으나 그... 유서같은 걸 본 이상, 가만히 두고싶다는 생각은 없어진지 오래였다.) 주제넘은 참견이지만,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사람의 기호와 의견을 묵살하는 것이 용인될 순 없습니다.
물론 저와는 관계없는 일이지만, 두고 보기가 힘들더군요. ...최소한 아드님을 다른 별장에 따로 보내거나, 아니라면 그에 맞춰주는게 좋을거란 생각이 들덥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저도 그리기가 힘들어요.
 
당신의 말에 주인어른은 어느새 정색하고 있습니다.
 
주인어른: 정말 말그대로 주제넘은 소리군요. 그 아이가 당신의 그림에 손대지 않게끔 해주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처음에는 괜찮다 하시지 않았습니까. 지금와서 약속과 다른 언행을 반복하시면 곤란하지요.
 
그가 고개를 까딱이자 사용인들이 칼릭스를 붙잡고 방 안으로 밀어넣습니다.
 
주인어른: 당신은 돈을 받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지, 나와 토론이나 하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닙니다. (한숨을 쉬며) …당신은 계약한 대로 그림만 그리면 됩니다. 그러니 오늘은 하루종일 그림만 그리도록 하세요.
 
그리 말하고 문이 닫힙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이보세요, 어르신! 아직 하던 말이.. (문 열어요)
 
바깥에서 문을 막은 것인지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네요.
 
하지만 상황이 어떻든 칼릭스는 결국 캔버스 앞에 다시 설 것입니다.
 
또 다시 새 것으로 놓여진 캔버스.
 
차라리 누가 찢어주기를 바랐을까요?
 
방해꾼이 없을 때 서둘러 그리는 것이 맞을까요?
 
칼릭스는 이대로 가만히 앉아있거나, 그림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막힌 문을 몇번 두드리다가 한숨을 쉬며 빈 캔버스를 바라본다.)
....어쩐지, 못할 짓을 하는 기분인데. (별 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는지라 자리에 앉아 묵묵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잔혹하게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뎅, 뎅, 뎅…
 
종이 여섯 번 울립니다.
 
벌써 날이 저물기 시작했나 봅니다.
 
여전히 창문을 가린 커튼 아래로 스멀스멀 노을의 붉은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래 작업을 해서 그런지 칼릭스의 눈이 뻐근합니다.
 
조금 쉬어도 괜찮겠지 하고 붓놀림이 느릿해질 때,
 
둔탁한 소리가 등 뒤로 들려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뒤를 돌아본다)
 
이윽고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시선을 돌리면
 
몹시도 화가 난 표정의 유다가 서 있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내가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말했지.
이 사람 말 귓등으로 알아 처먹는 잡놈새끼가…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울립니다.
 
유다가 손에 들린 페이퍼 나이프를 꾹 쥐며 성큼성큼 걸어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눈 깜빡깜빡...하면서) 음, 이건...
 
유다 데미드리오:닥쳐 씨발!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손이 칼릭스의 멱살을 잡았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정신 넋빠진 새끼, 지금 네가 뭘 하고 있는지 그 눈깔에 담아야 성이 풀리겠냐?
 
유다가 던지듯이 칼릭스의 옷깃을 놓으며 창문으로 걸어갑니다.
 
손을 두꺼운 커튼을 향해 뻗습니다.
 
절대로 열려선 안 되는 커튼을 잡습니다.
 
잡아뜯어낼 듯이 두손으로 양쪽 커튼을 잡습니다.
 
미처 다 표출하지 못하는 분노 섞인 목소리가
 
칼릭스를 향해 날카롭게 꽂히며, 커튼이 열립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네놈이 그리는게 뭔지 똑똑히 봐라.
 
칼릭스는 드디어 이 저택에서 보이는 풍경을 바라봅니다.
 
붉게 물드는 하늘, 요동치는 구름과 노을…
 
아니, 아니요.
 
마치 유화물감으로 덕지덕지 칠해놓은 듯한 풍경.
 
하늘을 가득 메꾼 꾸덕한 농담의 저택보다 큰 둥근 원,
 
요동치는 붉은 폭풍의 눈.
 
저택을 단숨에 집어삼킬 것만 같은 목성이,
 
목성의 눈이 칼릭스를 꿰뚫어보듯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어떤 것처럼.
 
.
 
그들은 목성을 불러오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불러온건가요?
 
칼릭스 일라이자:
SAN Roll
기준치: 77/38/15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 이성 1D6 감소
 
칼릭스 일라이자:3
 
유다의 힘빠진 초연한 눈빛이 창문 밖에 닿습니다.
 
이것은 언제부터 저 두꺼운 커튼 너머로 우리를 주시해온 건가요?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은 저 기괴한 행성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수많은 의문이 들지만, 누구도 답해주지 않습니다.
 
유다가 자조적인 어조로 중얼거립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이래서 외지인이 좆같다니까...
 
커튼을 잡은 유다의 손에서 힘이 주루룩 빠집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잠깐, 이게 대체 뭐지?
(머리를 한대 맞은 것 같은 어지러움에 미간을 찌푸린 채 미간을 누른다) ..뭔가, 제대로 설명을 좀....
 
유다 데미드리오:설명? 이 지경에 와서도 그딴 걸 듣고 싶냐?
...씨발 열 시에 회랑으로 따라와라. 안나오면 넌 진짜 죽어. (페이퍼 나이프를 위협적으로 치켜올리며 등을 돌려 나간다.)
 
통보하듯 알리고는 유다는 그대로 방을 나섭니다.
 
문이 다시 굳게 닫힙니다.
 
이제 남은 것은 칼릭스와 목성이 그려진 캔버스,
 
그리고 칼릭스를 깜빡임 없이 집어삼킬 듯 주시하는 붉은 폭풍의 눈뿐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고 커튼을 다시 친다)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종이 열 번 울립니다.
 
칼릭스의 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나다. 뒤졌냐?
 
칼릭스 일라이자:(침대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조용히 문을 연다)
 
칼릭스가 문을 열면 유다는 손에 램프를 들고,
 
반대쪽 손에는 페이퍼 나이프를 쥐고 있습니다.
 
칼릭스는 유다를 따라 회랑으로 향합니다.
 
-
 
어두운 복도를 앞서 걸으며 유다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보폭을 칼릭스에게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복도를 가로질러 회랑에 향한 유다가 문을 엽니다.
 
익숙하게 초대 주인의 초상화에 열쇠를 꽂아넣고, 문을 엽니다.
 
칼릭스는 또 다시 이 회랑에서 수십 명의 인기척을 느낍니다.
 
유다가 먼저 계단 아래로 내려갑니다.
 
앞서 걸으며 유다가 드디어 운을 뗍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 너는 저택에 있으면서 사람이 왜 저녁만 되면 사라지는 지나, 그 미친놈들이 그림에 집착하는 거. 다 이상하지 않았냐?
 
칼릭스 일라이자:...음, 이상하다 싶긴 했지만 그냥 가문 특성인줄 알았다. 세상엔 별별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
 
유다 데미드리오:(네 반응에 할 말을 잃었는지 경멸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다 다시 고갤 앞으로 돌린다.)
 
유다는 회랑 지하에 망설임도 없이 들어갑니다.
 
안쪽의 풍경은 칼릭스가 이미 본 그대로입니다.
 
윗층의 회랑보다 조금 작은 공간이 펼쳐져 있고,
 
이곳에도 수많은 초상화가 벽에 액자로 걸려 있습니다.
 
다만, 무언가 이질감이 듭니다.
 
두 사람 외에 누군가가 더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양초는 아직 타오르고 있고, 바닥에 있는 접시의 물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냅니다.
 
하루 정도가 지나면 모두 증발하겠어요.
 
유다가 말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이걸 말해도 네가 알아들을 수는 있을까 미심쩍은 표정으로 입을 연다.) 이 곳... 그러니까 윙쿨룸과 여기 인간들은 전부 저주 받았다.
 
유다가 천천히 이야길 하며, 램프를 바닥에 내려둡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여기가 소원을 이뤄준다는 저택이라는 건 그 입 싼 애비놈한테 들었지?
 
칼릭스 일라이자:(메타포적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직접 눈으로 목성을 본 후이니 소원을 들어준다던가, 저주를 받았다던가 라는 이야기가 진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유다 데미드리오:소원... 그래 씨발 이루어주긴 해. 근데 그게 꼭 좋은 형태는 아닐 때가 많지. 이야기에서도 소원이 사실 저주였다, 하는 말. 지금 상황이 그 상황인거야.
어쨌든 그 소원이라 가장한 저주 때문에 여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 질 수록 머문 사람은 떠날 수 없어지고 이 저택에서 태어나거나 만들어졌으면 저택의 영향을 더더욱 받게 돼. (길게 한숨을 쉰다.)
난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자란 사람이라 여길 떠나려 하면, 물감이 녹는 것처럼 살이 녹아내려. 그래서 지금까지 여기에 메어있는 채로 살았지. (여기까지 이해 했냐는 듯 들고있는 나이프를 까딱인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믿기는 어려운 이야기였으나 어찌됐건 말도 안되는걸 본 상황에서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그래서 나갈 수 없었던거군.
 
유다 데미드리오:어, 물론 이건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들 그렇지만. (어깰 으쓱이며) 이 미쳐버린 놈들은 윙쿨룸을 사랑해서 존나 여기서 영원히 살길 바라더라고.
(회랑의 초상화들을 나이프로 가리키며) 그래서 이 놈들은 지들 소원을 빌며 초상화를 의뢰했고, 영영 그림 속에서 윙쿨룸과 함께 살아가길 다짐했다.
이게 바로 초대때부터 내려온 풍습...아니 씨발 풍습은 무슨, 좆같은 악습이지.
 
기가 차다는 듯 비웃은 유다는 근처의 초상화로 다가가
 
페이퍼 나이프를 치켜들고선 초상화를 향해 내리찍습니다.
 
부욱 하고 큰 소리를 내며 캔버스가 찢겨져 나갑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캔버스를 북북 찢으며) 역대 조상들은 안 뒈졌어. 다들 윗층의 그림 속에서 살아가고 있지.
내 아비랑 다른 따까리들도 마찬가지로, 그림에 종속되어 밤부터 아침 해가 뜰 때까지 그림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
이 미묘한 인기척... 네놈이 느낄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 저 안에서 너랑 내 꼬라지를 훔쳐보고 있을 걸?
관음증새끼들...
 
그리 중얼거리며 그 옆의 그림도, 그 옆의 그림도, 그 다음 그림도…
 
북, 북 찢어 내는 캔버스 원단의 소리가 마치 비명소리 처럼 들립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복잡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말리지 않고 본다.) 그러고보니, 찢겨져 상태가 안좋은 액자가 하나 있던데. 그건 네 액자인가?
 
유다 데미드리오:뭐야, 잘 알고 있네. 의외로 눈치가 완전 소생 불가능은 아닌가봐? (그냥 웃는 건지, 비웃는 건지 모를 웃음을 짓다 정색하며) 난 윙쿨룸이 좆같아. 존나 혐오스럽고 이 사람들이 갑자기 사랑에 빠졌다 하며 절절매는 목성이라는 존재도 거지같아.
액자 속에 감옥처럼 틀어박혀 살고 싶지도 않다고.
 
무던한 표정으로 유다는 망설임 없이
 
모든 그림을 찢어버리겠다는 듯이 서슴치 않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애비가 널 부른 이유는 네가 그걸 그리면 그 '목성' 이라는게 가까이 온다 하더라고.
솔직히 그 목성이란게 뭔지 몰라. 그렇지만 네놈도 봤다 싶이 그건 절대 행성 따위가 아닌 건 분명하지.
 
칼릭스 일라이자:(그럼 그림을 찢어도 사람에게 해는 없는건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그래, 믿고싶지 않아도 믿을 수 밖에 없겠군. 네가 그럴만 했다고, 생각한다.
 
유다 데미드리오:이제 알면 뭐하냐? 나가라 했을 때 나가야지. 답답한 새끼..
 
결국 유다는 모든 캔버스를 찢어버리고 나서야
 
성에 찼는지 손에 든 나이프를 바닥에 던집니다.
 
칼날에 베였는지 유다의 손에서도 피가 흐릅니다.
 
개의치 않다는 듯, 유다는 칼릭스에게 아침이 되자마자 자신에게 오라 말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어차피 넌 지금 도망 못 가. 그러니 나한테 협력 좀 해라?
 
칼릭스 일라이자:.... (뭔가 굉장히 일방적인 것 같지만, 도망가노라 다짐해도 그 유서가 떠올라 두고 가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서... 뭔가 덧붙힐 말을 생각하다가) ...힘들었겠군.
 
유다 데미드리오:…………(네 말에 천천히 표정이 일그러지다가) 너 이 새끼……
지금 나한테 동정하냐?
야, 주제파악해. 나는 절대 네 놈한테 동정받을 사람이 아니라고. (네게 다가와 멱살을 쥐어 흔들다) 씨발 넌 그냥 도구처럼 이용당하기만 하면 돼. 알아들어?
 
칼릭스 일라이자:(멱살을 잡히자 불편한지 미간을 찡그리고) 동정이 아니다. 감상일 뿐이지. 그 시간이 네게 고역이지 않았을 리는 없을거 아닌가?
적어도, 한 사람 정도는 그런 말을 해줘도 되지 않을까 싶었을 뿐이야. (그리고는 네 손을 잡아 떼어낸다.)
 
유다 데미드리오:나에 대해 느낀 감상은 말로도 뱉지마. 그건 네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듣는 사람에 따라 어떻게 들릴지 모르는 거니까. 적어도 나한텐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네놈의 오만한 연민이었으니. (떨어진 손이 희게 질릴 만큼 주먹을 쥐었다.) 단 한 사람도 나에게 그딴 말을 할 자격 없어.
(짧게 숨을 뱉어내는 것이 감정을 가다듬는 듯 하다.) …난 목성에 대해 알지 못 해. 그러니 넌 내일 아침부터 나랑 여기 저택 좀 뒤져보자.
 
칼릭스 일라이자:...... (아무말 없이 네 말을 듣고서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시선은, 떨리고 있는 네 손을 향한채였다. 이윽고 짧게 한숨을 뱉고는) 그렇게 들렸다면 사과하지. 내가 오만했다.
손, 잘 치료해놔라. (그리고는 네 의견에 불만이 없는지 짧은 말만 덧붙힌다)
 
유다 데미드리오:(네 저자세인 태도가 그나마 좀 마음에 들었는지 팔짱을 낀 채, 조금 더 말을 전한다) 목성은 밤만 되면 나타나고, 해가 뜨면 사라져. 이제 곧 막바지라 시간은 내일 아침 밖에 없겠지.
처리할 방법을 못 찾으면 너나 나나 여기서 뒤지는 거니까 괜히 늦으면 진짜 죽인다.
일단 목성이 사라지면 바로 날 찾아와.
 
칼릭스 일라이자:알겠다. 내일 보지.
 
칼릭스는 어느새 이 방에서 인기척이 사라졌음을 느낍니다.
 
또 다시 기분 나쁜 아침이 시작되었습니다.
 
새벽이 되자마자 자신을 찾아오라 했던 유다는
 
그 잠시를 못 참고 칼릭스의 방문을 두드립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정말 참을성이 없군. 그래도 노크는 할 줄 아는 인간이었구나 싶어 문을 엽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 존나 잘 쳐잤나보다? 얼굴 반반하네 (못마땅한지 네 얼굴을 보자마자 시비부터 건다.) 됐고, 빨리 나와.
 
칼릭스 일라이자:그렇게 잘 자진 못했는데. (시비라고 생각도 못하고 성실히 대답해주며 나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눈치 없는 칼릭스를 흘겨보며 발걸음을 옮긴다.)
 
칼릭스가 나오자, 그는 그대로 뒤돌아 주인어른의 방문 앞에 섭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아마 이 작자 방에 내가 알아야 할 것이 있겠지.
 
칼릭스 일라이자:어르신은? (멀뚱)
 
유다 데미드리오:어제 그 지랄을 해뒀는데 있겠냐. (제 붕대에 감긴 손을 들어보인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무사한거겠지? 생각하며 문을 연다)
 
그의 말처럼 복도에는 늘 이 앞을 지나가던 사용인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어쩌면 예상했을지도 모릅니다.
 
지나치게 조용한 이 저택의 어느 곳에도, 두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고요함 속에서, 유독 두 사람 분의 말소리가 복도에 크게 울립니다.
 
주인어른의 방은 단단히 문이 잠겨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무사한거겠지? 생각하며 다시 철컥철컥해봄)
 
: <열쇠공>이나 <근력> 판정, 혹은 다른 물체를 이용해 부수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부숴도 되는건가 쟈근 집주인을 봐요)
 
유다 데미드리오:뭘 쳐다봐, 부상당한 내가 부수리?
 
험악하게 말하는 뉘앙스로는 부숴도 괜찮은 듯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oO(성질 좀 죽이지 생각하면서)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쾅! 소리와 함께 문고리가 부서집니다.
 
잠겨있던 방의 문이 수월히 열립니다.
 
어떻게든 안으로 진입합니다.
 
창문은 여전히 커튼이 쳐져 있습니다.
 
비교적 깔끔한 안에는 책장이나 책상이 보이고, 창문 근처에는 망원경이 보입니다.
 
한쪽 벽 구석에는 보석함도 보입니다.
 
그러나 가장 신경 쓰이고 기괴한 것은,
 
모든 벽을 가득 채울 정도로 붙어 있는 목성 그림입니다.
 
유독 두드러지게 그려진 목성의 대적점은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눈처럼 보입니다.
 
벽에 달린 수십 개의 붉은 폭풍의 눈이 두 사람을 지켜보는 것만 같아
 
기분 나쁘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 책장의 책은 내가 볼테니까 닌 다른거 뒤져봐라.
 
: 책상,망원경,보석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아버님이 굉장히 목성을 좋아하는군 (실없는 소리하면서 망원경을 본다)
 
유다 데미드리오:존나 성애자지.
 
날이 밝아 망원경을 통해 창밖을 바라보아도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그 성애자 새끼. 그걸로 존나 목성을 봤었어.
가끔 사용인들도 불러서 구경시키기도 했고..
뭐, 처음부터 목성따위는 아니었지만.
(말하면서 책을 뒤적거리고 있다.)
 
칼릭스 일라이자:과연. 목성을 그리라면서 망원경을 빌려주지 않은걸 의심해야했군 (책상을 본다)
 
책상 위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구석에 작은 편지함이 보이고, 책상 아래에 서랍이 보입니다.
 
: 편지함,서랍을 볼 수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편지함을 열어본다)
 
차곡차곡 쌓인 편지 중 가장 맨 위에 있는 것은 자주색 편지 봉투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펼쳐보며)
음... (회랑 지하에 있던 무언가를 떠올림)
 
 
서술된 내용은 칼릭스가 회랑 지하에서 본 것과 비슷합니다.
 
그 외에도 주고 받은 편지의 수가 꽤 많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읽어본다)
 
봉투 안에는 잘 접힌 또 다른 종이가 들어 있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많군... 종이를 본다)
 
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기괴할 정도로 마른 사람입니다.
 
이걸 사람이라 말해도 될까요?
 
유다의 방에서 본 것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사실, 그것보다는 더 자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뒷통수가 툭 튀어나와 있고, 팔다리가 길쭉길쭉합니다.
 
우뚝 서 있는데도 이것의 팔은 관절이 세 번이나 꺾여야 바닥에 닿을 정도입니다.
 
얼굴 중앙을 독차지한 커다란 눈알이 있는데,
 
이번에는 가로로 아주 길게 찢어진 입이 보입니다.
 
무채색의 몸통에 비해 그 눈알의 색채가 몹시도 강렬합니다.
 
아니, 잠깐만요.
 
이 눈은 마치, 묘하게 본 적이 있습니다.
 
네, 칼릭스는 이 기괴한 것의 눈을 본 적 있습니다.
 
어제 저녁 하늘에서요.
 
칼릭스 일라이자: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추상화된 유다인가 생각했는데 아니었구나...)
 
: 제법 멀쩡한 칼릭스. 눈치가 없죠?
대성공이니.. 이성 1만 깎읍시다
 
칼릭스 일라이자:(짱!)
 
: 크툴루 신화 점수 5%오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이어 서랍을 봅니다 )
 
안에는 두꺼운 노트 한 권이 보입니다.
 
안을 열어 살펴보면 연구기록일지처럼 보입니다.
 
노트를 확인 전, 유다가 다가옵니다.
 
무언가 발견한 듯 가져온 그것은 서류봉투였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그건 뭐지.
 
유다 데미드리오:몰라, 까봐야지.
(서류 봉투를 북 찢어, 책상에 탈탈 털어낸다.)
 
안에는 메모 같은 팔랑거리는 종이와, 윙쿨룸에 대한 땅문서가 적혀있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어디보자…(메모를 주워 읽는다.)
…후대에 계속해서 윙쿨룸과 저택의 소유권이 되물림될 것이며, 뭐 씨발? …(잠시 침묵하다) 나의 소망대로 나는, 우리는 저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윙쿨룸과 함께 살아있을 것이다…
이런개씨발놈이
 
칼릭스 일라이자:진정해라 도련님 (여전히 뭐라 불러야할지 모르겟음)
 
유다는 분개하며 메모를 우그러 트립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네놈한테 도련님 소리 듣기 존나 역겨우니 그냥 야라고 해라
 
칼릭스 일라이자:진정해라 야
 
유다 데미드리오:씨발 존나 태세전환 개오지네
야, 라 하랬다고 진짜 야라고 부를 놈은 세상에서 너밖에 없을거다
 
유다는 칼릭스를 갈구며 땅문서를 살핍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어디보자...
어우 거지같아. (칼릭스의 면상에 던진다.)
 
팔랑거리며 날아온 땅문서가 당신의 얼굴에 달라 붙습니다.
 
살펴볼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챱 붙은거 잡아서 읽어봅니다)
 
저택의 규모와 윙쿨룸의 면적, 언제 누구에게 저택의 소유권이 넘어갔는지.
 
세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마지막에 적힌 것은 주인어른의 이름입니다.
 
아마 이 다음은 유다의 이름이 적힐 예정이었겠죠.
 
유다는 기분 나빠 하지만요.
 
칼릭스 일라이자:과연 도련님이군
 
유다 데미드리오:그 소리 하지 말라고 (칼릭스에게서 땅문서를 빼앗아가며) 일단 더 찾아보고 있을테니 너도 놀지말고 일해라.
 
칼릭스 일라이자:야, 라고 부를 놈은 나 밖에 없다더니 (이상하게 보면서 이어 서랍 안 연구 기록일지를 본다)
 
- 연구 기록 일지
 
칼릭스 일라이자:이건...
(그래서 그린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거라고 한건가.... 닫고 보석함을 본다)
 
값비싼 브로치부터 장신구가 다양합니다.
 
그러고보니 칼릭스는 아직 주인어른에게서 그림 값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이쯤 되면 스스로 챙겨도 상관 없지 않을까요?
 
칼릭스 일라이자:음... (그림 완성도 못했는데 받아도 되나? 양심아픕니다. 계약값 말고 딱 노동값만 챙겨요)
 
노동값을 챙기고 있으니 뒤에서 유다가 다가옵니다.
 
딱히 챙기는 걸 신경쓰지 않는지 칼릭스의 행동을 흘겨보다 가져온 책을 들어보입니다.
 
책갈피가 꽂힌 소설책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뭐지? (뭔가 도둑질? 한거같아서 묘해지며)
 
유다 데미드리오:내가 시간이 없어서 다 살펴보진 못했지만, 여기. (책갈피가 꽂혀진 페이지를 찾아 네게 보여주며) 이거 좀 수상하지 않냐?
 
거의 소설의 끝부분인데,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유다 데미드리오:(모르겠다는 얼굴을 한 칼릭스를 보며 그럼 그렇지.. 내가 뭘 기대하냐 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이것 봐, 창문을 액자라고 표현했어.
 
본인이 말한 채, 한참 무언갈 생각하더니
 
유다 데미드리오:야 나 어디 좀 다녀온다.
허튼 짓 하지 말고 있어봐라.
 
칼릭스 일라이자:(가만히 잇습니다)
 
유다는 방을 벗어나 빠른 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합니다.
 
-
 
칼릭스 일라이자: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칼릭스는 생각을 정리합니다.
 
윙쿨룸의 사람들은 삽화 속 그 기이한 존재를 불러내려 했고,
 
이 의식은 ‘원령을 불러내는 방법’을 변형시켰을 겁니다.
 
주인어른은 그림을 매개체로 사용하려 했으나,
 
캔버스에 그린 그림은 실제 ‘목성’보다 현저히 작아서
 
단순히 환각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졌을 것입니다.
 
어제 저녁처럼요.
 
아마 매일 밤 그렇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겠죠.
 
하지만 유다의 말대로 창문이 액자의 역할을 했다면요?
 
칼릭스가 ‘목성’을 그리기 위해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자연스레 소망하고,
 
그림을 그려 저택 창문에서만 볼 수 있도록 ‘목성’을 부르고,
 
창문마다 나타난 그 거대한 ‘목성’이 ‘매개체 역할’을 했다면요?
 
중요한 것은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
 
라고 주인어른은 말했습니다.
 
애초에 이들에게 칼릭스가 그림을 완성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림은 이미 저 창밖에서 완성되었으니까요.
 
우리는 윙쿨룸을 사랑하고, 윙쿨룸도 우리를 사랑하지요.
 
특히나 이곳에서 태어난 것, 만들어진 것은 각별히 아껴줍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저택.
 
이곳에서 태어난 것들을 사랑하는 저택.
 
사랑하는 것을 위해 환각이라도 보여주는….
 
그때 갑자기 방밖이 시끄러워집니다.
 
쿠당탕!
 
요란하고 둔탁한 소리가 1층에서 들려옵니다.
 
저택에 다른 사람은 없을텐데?
 
칼릭스 일라이자:(깜짝 놀라 밖으로 나와 1층을 내다봅니다)
 
칼릭스가 계단 중턱에서 1층을 내다보면,
 
유다가 커다란 오크통을 옆으로 굴려가며 바닥에 내용물을 들이붓고 있습니다.
 
진한 알콜 향이 코를 찌르는데, 위스키처럼 보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뭐... 하는거지? (드디어 미친건가? 싶어서 미간을 찡그리며 내려간다)
 
칼릭스를 흘끗 본 유다가 바닥과 가구에 술을 들이부으며 말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어제 보니까 그 거지발싸개 같은 의식이 막바지더라고. 아마 지금쯤은 놓인 물이 다 날아갔겠지.
창문이 액자 역할을 한다면 저녁이 오기 전에 액자를 부숴야지 않겠냐?
 
칼릭스 일라이자:그거랑 지금.. 네 행동이랑 무슨 연관이?
 
유다 데미드리오:(거의 다 뿌려진 오크통을 발로 차내며) 창문을 깨도 소용 없겠지. 애초에 창문 틀 자체가 액자의 역할을 하니까.
이쯤 말했는데도 못 알아 듣는 넌 진짜 징하다... (한숨 쉬고선) 그러니 방법. 저택을 통째로 불태운다.
 
칼릭스 일라이자:?
 
유다 데미드리오:당장 해낼 수 있는 더 좋은 방법 있어? 없지?
 
칼릭스 일라이자:제정신으로 하는 말인가?
 
유다 데미드리오:어. 지금 존나 제정신이지.
 
초대 주인의 메모에는 ‘저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영원히 이곳에서 살아갈 것’
 
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유다는 저택이 사라진다면 더이상 그 누구도 소원을 빌 수 없을 것이고,
 
더이상 목성이 보이는 장소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메모를 제외하고는 명확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저 감입니다.
 
유다의 눈빛이 번득거립니다.
 
독한 위스키 향이 코끝을 찌릅니다.
 
유다가 바닥에 들이부으며 술이 옷에 튀었는지
 
칼릭스의 하의 끝자락이 축축합니다.
 
금방이라도 취할 것 같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취했을지도 모릅니다.
 
유다 데미드리오:(묵묵히 바닥에 술을 뿌린다.)
 
칼릭스 일라이자:...... (머리가 띵한게 알콜 향때문인지 이 도련님의 무지막지한 계획 때문인지 모르겠다. 물론, 자신의 저택도 아니니 상관은 없다만...) 저택 밖으로 나가면 너는?
 
유다 데미드리오:(네 말에 곰곰히 생각해보다) 글쎄, 저택이 소원...아니지, 저주의 매개였다면 없어지는 쪽이 나한테 더 유익하지 않겠냐?
어쩌면 멀쩡할 수도 있겠지. 아님 그냥 뭐 뒈지는거고.
그래도 여기서 죽으나 불태우고 나가서 죽으나 똑같으니 일단 불태워 볼란다.
 
칼릭스 일라이자:남 일처럼 말하는군. 네 일이지 않나? 불확실한데다, 위험한. (미간을 찡그리고 너를 가만히 봤다가)
 
유다 데미드리오:내 일이면 뭐 청승 떨어야 하냐? (뿌리던 오크통을 바닥에 쾅 내려두고선) 왜 니가 쓸데없이 걱정이야? 황당하네... 난 불확실하고 위험해도 확정된 결과가 없는 쪽을 택할 거야.
누가 미쳤다고 가만히 뒤지겠냐? 뭐라도 해봐야지.
너 같은 샌님은 존나 얌전해서 이해 못할지도 모르지만.
 
윙쿨룸을 싫어하는 사람, 수십 점의 그림을 찢어버린 사람.
 
기어이 자신이 갇힌 가장 큰 캔버스 마저도 찢어버리겠다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의 시선 끝에는 캔버스에 붓자국을 남기는, 칼릭스가 있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 그래서. 안 도와줄거냐? (홀 정중앙. 바깥의 문을 가리킨다.)
 
칼릭스 일라이자:....... (가만 너를 보고 미간을 꾹꾹 누르더니 한숨을 쉰다.) 확실히.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 있다면 부딪혀 보는게 맞지. (맞지만... 잠깐 생각하듯 하다 발걸음을 옮긴다.) 성냥은 어디있지?
 
유다 데미드리오:(네 말에 만족스럽다는 듯 씩 웃으며) 그렇게 나와야지. 야, 등불 털어. 불장난 지리게 보여줄테니까.
 
유다와 칼릭스는 저택에 불을 지릅니다.
 
난로의 장작에 불을 붙여 와도 좋고, 램프나 양초 등을 이용해도 좋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램프의 불을 꺼내옵니다)
 
램프에 조그맣게 타오르는 불을 꺼내, 바닥으로 휙
 
추락시킵니다.
 
길게 늘어진 불꽃의 꼬리가 한 갈래에서 사방에 퍼져
 
머리를 어지럽게 하던 알콜 향이 어느새 타는 냄새로 뒤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불길은 흩뿌려진 위스키 물결을 따라 점차 커지고 주변을 에워싸기 시작합니다.
 
유다와 칼릭스는 불타는 저택에서 도망쳐야 합니다.
 
복도를 막 지나면 불이 붙은 기둥이 끊어지며 내려앉기 시작합니다.
 
저 먼 곳에서부터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야, 너도 해보자고 한거니까 뒤져도 원망 마라? (긴장한듯 주위를 살핀다.)
 
칼릭스 일라이자:원망할 거였다면 애초에 시작도 안했지. (열기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달린다.)
 
: 유다와 칼릭스는 <민첩> 판정입니다. 성공 시 체력이 -1, 실패 시 1d3을 굴립니다.
무너지는 잔해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처리합니다.
더불어 실패할 경우에는 다음 민첩 판정에서 패널티 주사위 1개를 받습니다.
서로 도와줄 경우, 도와주는 상대가 <행운>을 굴립니다.
 
타오르는 불이 2층을 집어 삼킵니다.
 
잔해가 떨어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이걸?)
 
유다 데미드리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오 씹 말은 잘해요
(칼릭스를 끌고 나가봅니다)
기준치: 80/40/16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다는 칼릭스의 팔을 잡고 냅다 1층 근처로 던집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던져짐;)
 
창문에 꽉 막힌 실내의 공기가 탁합니다.
 
눈이 따갑고, 불길로 인한 새까만 연기 탓에 호흡이 가빠집니다.
 
아직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멀기만 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109489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극단적 성공
-1: 실패
-2: 실패
 
유다 데미드리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야..닌 ..
뭐가문제냐?
 
칼릭스 일라이자:...
 
유다 데미드리오:(황당해하며 도와줍니다;)
 
칼릭스 일라이자:그림만그리다보니..
 
유다 데미드리오:
기준치: 80/40/16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씨발 난 집에만 있었는데 또라이아냐
(쿨럭거리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매캐한 연기가 천장의 샹들리에조차 보이지 않게 만듭니다.
 
칼릭스 일라이자:햇살을 못받은지 나흘째라 그렇다
(콜록)
 
유다 데미드리오:식물이냐?
 
윗편에서 연기가 흩어지는가 싶더니, 흔들리는 천장이 보입니다.
 
불길과 함께 샹들리에가 떨어져 내리고,
 
강한 충격으로 불길이 더욱 거세집니다.
 
칼릭스 일라이자:
민첩
기준치: 90/45/18
굴림: 97565
+2: 극단적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유다 데미드리오: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오
 
칼릭스 일라이자:이거 거북이인거 개구라아냐?
 
유다 데미드리오:(냅다 멱살잡고 칼릭스 문짝에 던짐)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등에서 둔탁한 통증과 함께 저택의 정문이 활짝 열립니다.
 
낯설게도 활짝 열린 저택의 문.
 
유다가 잠시 망설이는 듯 했으나,
 
그의 발끝이 저택 문을 지나 벗어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나오자마자 유다쪽을 본다)
 
콰르르르―!!!
 
저택을 빠져나옴과 동시에 등 뒤에서 큰 소리가 들리며 완전히 가라앉습니다.
 
이제 저택은 새까맣게 타올라 형체도 남지 않았습니다.
 
푸르르던 하늘에는 이제 매캐한 연기만 가득합니다.
 
유다는요?
 
뒤를 돌아 유다를 찾아보면, 그는 정원을 밟고 서 있습니다.
 
물감처럼 녹아내리지도 않고,
 
온전하게,
 
…평범하게.
 
유다 데미드리오:(묵묵히 바닥의 풀을 발로 한 번 쓸어본다.)
 
칼릭스 일라이자:괜...찮나? (녹아내린 곳 없나? 멀뚱멀뚱 보면서 얼굴쪼물딱해봄)
 
유다 데미드리오:(갑자기 잡힌 얼굴에 다시 인상을 쓰며) 야 눈 어따뒀냐? 멀쩡한 거 안보여? (놓으라는 듯 칼릭스의 배를 향해 발을 휘두른다.)
 
칼릭스 일라이자:
회피
기준치: 90/45/18
굴림: 3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피함)
 
발길질했으나, 칼릭스는 수월히 피합니다.
 
이윽고 허공을 돌던 발이 다시 한 번 대지에 놓입니다.
 
멀쩡하네요.
 
저택을 불태우는 것, 없애는 것은 정답이었나 봅니다.
 
칼릭스 일라이자:...음, 다행이군. 바라던 걸 이뤄서.
 
유다 데미드리오:(씩씩거리다 자세를 바로하며) 그런 편이지.
…도와준 값은 지금까지 알려준 정보랑 아까 쌔비던 금품으로 퉁치는 거다? (이제 자신은 가진 것 없다는 듯 양 손을 들어보인다.)
 
칼릭스 일라이자:...그건 내 정당한 노동값이었는데. 네가 캔버스를 찢은 값까지
 
유다 데미드리오:그건 내 애비한테 받아야했던거지. 그렇게 은근 슬쩍 쌔벼갈게 아니라. 그러니까 니 노동값은 내 알빠 아니다? 애초에 의뢰인은 나도 아니었으니까. 뭐, 원한다면 저택에서 불태워 지고 있는 초상화라도 들고 와보시던가.
 
칼릭스 일라이자:...그렇게 치면 이건 네 아버님 것인데, 네가 값을 치룬건 아니지 않나.(;;;)(묘하게 뚱한 얼굴로 이상하게 보다가 한숨을 쉬었다) ....됐다. 어차피 값을 받자고 도와준 건 아니니까.
이젠 도련님도 뭣도 아니겠군. 집도 돈도 없이 괜찮겠나?
 
유다 데미드리오:그게 왜 울 애비꺼냐? (제 목가에 직선을 쭉 그어보이며) 윗사람이 갔으니 그 때는 내가 양도받은거라 내꺼지. (억지를 부리고선 값을 받지 않으려 했다는 소리에 안심한 듯 눈썹이 위로 치켜올려진다.) 왜. 안 괜찮으면 먹여살리기라도 하게? (스스로가 말해놓고도 소름돋는지 진저리치다) 대충 아무거나 해도 니보단 잘 살거다.
 
칼릭스 일라이자:(정말 막무가내군... 생각하고) 그럴리가 있나. 그렇게 여유롭지도 않다. 그리고, 인간이라면 놀고 먹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일을 하며 살아가야지. 혹시 갈 곳이 없다면 돈이 마련될 때 까지 주거공간 정도는 내어줄 수 있어 그랬다만... (옷을 탈탈 털고는) 괜찮다니 다행이군.
 
유다 데미드리오:네놈 그 답답한 얼굴 보고 살 바에 걍 길거리에서 자는게 훨 자유롭겠다. (키득거리며 타오르는 저택으로 눈을 돌린다.)
 
날이 저물 때까지 저택의 불씨는 잦아들지 않았지만,
 
지난 밤 목성이 떠 있던 자리에는 손톱 달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삶의 영역이 타오르는 풍경을 유다는 멍하게 서서 구경하기도 하고,
 
정원을 걸어보기도 하고,
 
불타는 저택과 타들어가는 매캐한 냄새를 등지고 서서
 
윙쿨룸의 전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바깥 공기의 흐름에 적응될 무렵에는
 
양 손의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직사각형을 만들어
 
그 속에 불타는 저택을 담아보기도 했습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아~ 이 좆같은 저택 존나 잘있어라!!!!!!!!!!
 
버럭 외친 유다는 칼릭스를 쳐다보며 말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하여튼 난 진짜 빚진거 없으니까 꼬운 거 있으면 그대로 저택 들어가서 불타라.
 
너무 적응이 잘 되었는지 심지어는 칼릭스에게 시비도 거네요
 
소원을 이루어주는 저택.
 
이곳에서 태어난 것들을 가장 사랑하고 아껴주는 저택.
 
그러나 이제 유다의 소원대로 저택은 사라졌습니다.
 
이건 저택이 그의 소원을 들어준 걸까요, 아니면 유다 스스로 이루어낸 일일까요?
 
혹은 당신이 그를 그림 밖으로 인도한 걸까요?
 
칼릭스 일라이자:그냥 내가 돕고싶어서 도운 것 뿐이니 상관없다는데도 그러는군. (픽 웃고는 얼굴에 묻은 재나 닦아낸다)
 
문득, 유다가 칼릭스의 발을 툭 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진짜지? 나중에 진짜 알거지되어서 나한테 빌어먹으러 와도 모른다?
 
그림 속에 갇혀 살던 사람,
 
스스로 캔버스를 찢어낸 사람.
 
함께 캔버스를 찢고 밖으로 나온 화가.
 
어쩌면 칼릭스가 이곳에 온 건,
 
이 저택을 떠나고 싶다는 유다의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왔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요, 때로는 운명론 같은 건 진부하고 지루하죠.
 
어쩌면 소원 같은 것이 아니라
 
두 사람 각자가 만들어낸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홀가분해 보이는 유다가 칼릭스에게 말합니다.
 
유다 데미드리오:(어깰 으쓱이며) …그래도 네가 존나 돈 없을 때 날 그려서 팔아먹는 정도는 야량 넓게 봐주마.
 
그리 말하는 그는 더이상 그림을 싫어하지 않아보이네요.
 
어쩌면 당신의 그림도요.
 
ENDING 1

『고흐의 목성』

 
: 보상: 이성치 1d5 회복, 보석함의 장신구들을 챙겼다면 칼릭스의 <재력>이 1d10 성장합니다.
 
칼릭스 일라이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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